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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프로페셔널 스튜던트, 김용섭 저] 학생으로 살어리랏다1F 책책책 2021. 11. 4. 05:36반응형
심지어 책 디자인도 마음에 드는 책 프로페셔널 스튜던트는
평생 공부해야 함이 당연한 시대가 되었고,
또한 폴리매스의 세상이 다가온다고 다시 강조해주는 책이었다.
프로페셔널 스튜던트 - YES24
불확실한 시대에도 결국 살아남는 사람들,우리는 왜 ‘프로페셔널 스튜던트’가 되어야 하는가2020년 베스트셀러, 『언컨택트』를 잇는트렌드 분석가, 김용섭의 통렬하고 뼈아픈 생존 처방!오
www.yes24.com
이 책은 트렌드를 연구하는 김용섭님의 저서다.
이전 책인 '언컨택트'는 코로나19가 터진 이후에 정체 되는 것이 아니라 한결 더 빠르게 변해가는 모습에 대해 알려주어 사고 방식을 바꾸는데 보탬이 된 책 중 한 권이었다. 나를 위해서는 책 사는 것이 익숙해졌지만, 쉽지만 관점을 바꿔주는 책이라고 생각해서 몇권을 주변에 선물하기도 했었던 기억이 난다. (책을 안 읽는 사람들에게 책 추천은 특히 고민된다) 트렌드 관련 책들을 연말에 신기한 눈으로 뒤적여보기는 했어도 뉴스나 기사로 나오는 정도 보면 된다 생각했었다. '트렌드'라는 것이 최소한의 세상의 변화, 그 흐름을 따라잡기 위해서 알아야 한다고 짚어주셔서 트렌드 연구의 가치와 트렌트 공부의 중요성을 새롭게 알게 해 준 분이다.
두 페이지를 머리 속에 꼭꼭 담아둘 것 앨빈 토플러, 제러미 리프킨, 토머스 프레이, 레이 커즈와일이 남긴 말만큼 말을 한 시점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다.
미래를 볼 수 있는 혜안들이 있다는 건 불확실성 속에서도 미래의 어느 시점까지 비교적 구체적으로 그려낼 수 있는 능력이구나.
이 두 페이지만 확실히 이해했다면 책의 80% 이상은 소화했다고 본다.
성장하고 진화하는 사람 = 프로페셔널 스튜던트
실력자만 살아남을 미래
이 책의 부제는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사람의 생존코드'다. 팬데믹으로 인해 큰 위기를 강제로 맞이할 수 밖에 없었고, 많은 것이 온라인으로 옮겨갔다. 누군가에게는 위기였지만, 누군가에게는 매우 큰 기회였다. 같은 일을 하더라도 새로운 환경에 바로 적응한 사람들은 오히려 성공하는 사례를 보게 되었다. 처음 책을 읽던 때는 추가적인 유행세에 방역을 철저히 하는 것에 시선이 집중되었지만, 서평을 쓰는 시점에는 '위드 코로나'라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과거에 부정적인 이미지였던 '프로페셔널 스튜던트'가 세상이 변함에 따라 긍정적인 이미지로 탈바꿈한 것 이상으로 세상의 변화를 체감할 시점이다. 점차 진짜공부하는 사람과 기존에 해온 공부에 안주하려는 사람의 격차가 더 많이 벌어지는 걸 고스란히 눈으로 보게 될 것 같아 약간 무섭기도 하다.
학위를 얻기 보다 실질적인 공부를 해야 한다
87-88쪽)
학생 수가 많다보니 1대 1 수업과 토론식 수업은 하기 쉽지 않고, 빨리 지식을 전달하고 암기하고 이해시키는데 집중했다. 산업사회에 맞는 인재양성이 목표여서 지식정보 습득 중심으로, 언어, 수학, 기술 등 산업사회의 생산 활동에 필요한 과목을 주로 배웠다. 우리가 주로 배운 방식이 바로 19세기 이후 현대 교육방식이다. (중략) 21세기인데 19세기 방식으로 교육하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21세기 교육은 어떡해야 할까? (중략) 결국 미래의 교육은 리더를 키우는 방향으로 되돌아가야한다.
기계가 아닌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역량인 판단력, 창의력을 키우고, 인성과 품성, 인문과 교양을 쌓는 것이 교육의 새로운 방향일 수 밖에 없다.21세기에는 끊임없이 배워야 하는 이유를 잘 보여주는 부분이다. 기존 지식정보의 반감기가 점점 짧아지는 21세기는 맥락적 사고가 꼭 필요한 능력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흔히, '라떼'를 외치시는 분들의 문제가 맥락적 사고의 부재가 아닌가. 과거 대학이 필수적이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걸 받아들이는 것만으로도 이 책에서 큰 깨달음을 얻는 분들이 있을 것이다.
기존에도 코세라, K-무크를 알고는 있었지만 활용해본 적은 없었다. 무크는 예전에 한 번 찾아보았는데, 대면 강의를 단순히 촬영만 한 거라 음질이나 화면 모두 보기가 불편했다. 그런데 올해 EBS와 함께 진행하는 <위대한 수업 Great minds>을 시청해보고 다른 강의들도 둘러보니 콘텐츠가 훨씬 개선된 것이 느껴졌다. 폴 크루그먼, 조지프 나이, 리처드 도킨스, 스티븐 핑거 같은 대단한 연사들의 수업을 핸드폰만 있어도 들을 수 있다니 놀라웠다. 약간의 손품만 팔면 바다 건너지 않아도 유학 간거나 진배없고, 국내에서도 높은 문턱의 입학자격은 물론 수업료 없이 포스텍 같은 유명대학의 수업을 들을 수 있다니 놀랍다. 혹시나 학위가 가지고 싶다면 코세라를 통해서 해외 학위에도 도전해볼 만 하다. 평생 한국 토박이로 살지언정 애매한 영어 실력을 최대한 올려봐야 할 이유다.
특히, 스콧 영의 <울트라 러닝>이 가장 놀라운 지점이었다. 직접 책을 찾아서 읽어보았을 때 울트라 러닝이 절대 누구나 가능한 학습법은 아니었다. 적극적인 자세로 직접 원하는 내용의 학습 커리큘럼을 만들고 학습 후에 그에 대한 피드백으로 학습방법을 지속적으로 개선함으로써 최고의 효율을 내는 방식이었다. 나에게 맞춤 교육을 하는 방법을 찾는 것부터 실제 높은 학습 강도를 유지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인풋 중심의 주입식 교육에 익숙한 지라, 바로 울트라러닝으로 퀀텀 점프는 어렵긴 하다. 하지만 불가능하다 생각하던 일이 가능하다고 알게 되는 것 만으로도 변할 수 있다. 실제로 육상 선수들이 마의 기록이다 생각되었던 기록도 한 번 깨어진 뒤로는 새로운 신기록이 수립된다고 한다. 전공이수를 4년까지 채우지 않아도 최고 절반까지도 줄일 수 있음을 보았으니, 부족한 부분이든 새로운 분야를 공부할 때 적용해봄직하다.
직, 업 이란?
최근 직보다 '업'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결국 어디, 누구인지 어느 직급인지가 아닌 무슨 일을 하는지, 어떤 가치를 만들어내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호봉 순으로 인정받는 수직화니 야근을 성실의 척도로 보는 것이 아직도 한국의 뿌리깊은 직장 문화이다. 과거에 안될거라 생각했던 주5일제, 주52시간 제도가 정착한 것에 이어 투잡, N잡러가 퍼져가는 걸 보면 ... 솔직히 내 입장에 대입했을 땐 상상이 되지 않음에도 ㅎㅎ 분명 실력 기준으로 직장도 재편되는 것은 정해진 미래는 맞다. 세계경제포럼의 <미래의 직업 리포트 2020>(2020년 10월 발표)이 다룬 미래의 직업 예측을 보아도 그렇다. 놀랍게도 이 레포트에서 언급하는 직업에서 데이터 분석가 및 사이언티스트는 수요가 증가하는 직무 역할 1위이지만, 가장 수요가 감소하는 직무 역할 1위는 데이터 입력사무원이다. 똑같이 '데이터'를 다뤄도 단순 반복하는 직무는 사라질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한번 점심 먹으면서 '우리가 하는 일도 자동화가 될까? 그럼 언제쯤 가능해질까?' 이야기 해본 적이 있었다.
직접 실험을 대신해주는 자동화 시스템들은 비교적 발전을 많이 하고 있지만 제한적이고 비용이 높아 여전히 인력을 활용하는 면이 많고, 대신 AI와 머신러닝 등을 문제해결의 시간을 단축하는데 적극 활용하려고 한다.
미래사회에 필요한 4C (창의력Creativity, 협업Collaboration, 비판적사고Critical thinking, 의사소통Communication)가 어느 정도 필요한 분야라, 다수의 직원들이 내 일을 로봇이 할 거라는 상상을 해본 것 같지 않았다.
하지만 로봇과 AI 분야 자체의 발전 속도보다도 전문분야의 내용을 연결, 협업하는 것이 문제인 것 같다. 곧 특이점(Singularity)이 온다면 똘똘한 AI가 최소한의 꼭 필요한 실험만 골라내 지시하고 사람이 받는, 연구원보다 기술자가 되는 방향으로 급변할지 모른다는 무시무시한 상상을 해보았다.
은퇴하신 부모님 세대는 평생직장의 세대였고, IMF 이후 점차 옅어져 계약직 대신 정규직을 바라는 것이 현재 직장을 다니는 세대들인 것 같다. 지금 태어난 세대는 모바일 기술도 빠르게 체화할 테고 프리랜서, 디지털 노마드가 더 많아져 정규직이 기피직업이 될지도 모르겠다. 정말 좋아하는 일에 몰두해서 개개인의 개성을 높이는 정도가 아니라 고유성을 보여줄 수 있는 오리지널이 되야 할 세대인데... 어휴, 자녀에게 내가 받은 대로 교육하는 것은 후회의 지름길일 것 같다. 내 아이가 좋아하는 일로 가치를 만들고 창업도 해보는 다음 세대다운 인재로 자랄 수 있기를 바란다.
진짜 공부는 폴리매스를 키운다
저절로 무얼 어떻게 공부해야 할까로 생각의 흐름이 이어진다.
저자는 다섯 가지 - '테크놀러지, 돈, 트렌드, 예술, 생존력' 공부를 필수적으로 갖추라고 제안한다. 이 다섯가지를 테마로 잡고 공부할 때 앞서 언급한 4C를 키워가는 과정에서 진정한 프로페셔널 스튜던트에 가까워질 것 같다. 빠른 정답을 원하는 뇌를 생각하면 5가지는 꽤 많다 싶지만, 점차 복잡해지는 세상을 대하려면 하나라도 제외하기 어렵다. 단, 가장 먼저 나를 지키는 것이 우선이어야 하기에 생존에 실질적인 '생존력'이 무엇보다 우선되야 한다. 그 이후에 '돈'과 '트렌드'를 이해하고 그걸 토대로 '예술'과 '테크놀러지'에 대한 관심으로 확장해가면 되지 않을까? 언뜻 상반되어 보이는 두 영역을 배우라 권하는 건 결국 생존 이상의 단계인 폴리매스로 살아가기 위한 단계일 것이다.
영어도 나에게 아직 정복해야 할 대상이지만, 그 다음 줄에 코딩도 추가하게 될 것 같다. 인생에 있어 늘 후회하는 것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하면 세대 성별 불문하고 영어를 비롯한 언어공부는 빠지지 않는다는데, 10년 뒤에 팬데믹 이후 가장 후회하는 일 중에 '코딩을 배우지 않은 것'이 있지 않을까 싶다. 이미 영어와 동등한 수준의 세계공용어가 아닐까? 코딩을 외국어처럼 단단히 배우되, 높은 기술보다는 코딩을 통한 아웃풋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이해하는 것을 중점으로 둬야겠다. 쓰레기를 넣으면 쓰레기가 나온다고 할만큼 논리정연해야 하는 코딩 및 프로그래밍 기술은 잘못된 접근을 하면 그만큼 답을 얻기가 힘들다. (실제 조금 접해봤는 때 너무 어려웠다!!) 나중에는 코딩이 일반언어처럼 활용이 보편화된다면 만들려는 것을 이해하는 능력이 더 중요할지도 모른다. 그 때를 상상하며 준비된 인물로 만들어가야겠다.
학생으로 살어리랏다
개인적으로 이 책에 작은 의미 부여를 더 해본다면,
글씨를 배우고 달력을 읽을 수 있게 된 뒤부터 난 내가 '학생의 날'에 태어난 것이 꽤 좋았다.
역사를 배우면서 그 날의 정식 명칭이 '학생독립운동기념일'이란 걸 알고 난 뒤
'배운 사람'이 된다는 건 바른 뜻을 익히고 실천할 수 있어야 하는 구나 하는 비장한 마음도 가졌던 것 같다.
하지만 쉽게 정한 목표를 따라 학교를 오래 다녀보니
이 책의 서문에서 '프로페셔널 스튜던트'란 단어의 과거 용례처럼
정말 무능해서 계속 학생으로 살게 될까 겁나서 한 해의 끝과 생일이 다가오면 우울해지곤 했다.
최근에도 몇몇 일을 겪으니 트라우마가 떠오르듯이 직업란에 '학생' 이었던 때가 생각나서 조급한 마음이 들었다. 그럼에도 그 때 실제로는 여유 시간을 허비만 하면서 조급했던 때와는 약간 다르다. 난 '코로나 덕분에' 온라인에서 열심히 실천하며 하는 사람들을 매일 함께 할 수 있게 되었다. 사방이 '열심히'가 디폴트인 환경설정이 갖추어지고, 독서와 서평 그리고 운동으로 이루어진 루틴을 유지하니 한없이 무너지는 일이 없어졌다. 그리고 올해는 생일이 다가온 것이 제법 괜찮게 (마음의 통계에 따르면 상위권!) 느껴진다.
이 책의 서평을 쓰는 건
올해 내가 나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생일 선물이다.
에필로그에서 나에게 집중하는 공부를 하지만, 배워서 다른 사람들에게 나누어 줄 수 있는 '포용력'을 가지라고 하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배워서 남준다'는 말이 새삼 로망이 될 것 같다.
공부하고 배워서 보다 다른 사람을 더 포용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게 정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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