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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평 [디지털 실크로드, 조너선 E. 힐먼 저] 중국은 디지털 실크로드를 장악하고 싶어한다.
    1F 책책책 2022. 7. 3.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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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성의 가치는 훨씬 어마어마한 것이란 걸 깨닫게 해준 책 @pixabay

     

     

     
    분열의 시대와 다른 의미로 읽고 나서도 알 수 없는 책이었다. 
     
    크리스퍼, 미세아교세포, 항우울제 같은 소재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였지만, 새로운 기전을 밝혀내고 기술의 발전 과정을 따라가는 과정이나 실제 환자의 증상의 변화 같은 힌트가 내용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디지털 실크로드>는 분명 중국이 세계를 연결하되 자신들의 입맛에 맞춘 연결을 구축하기 위한 노력이 얼마나 공격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실크로드라 불리우던 교역로를 통해 세계의 중심이라 할만 했던 그 시기를 다시 가져오고 싶은 중국의 야망을 체감할 수 있게 해준다. 조너선 E. 힐먼은 블록버스터 영화 속 주인공처럼 직접 발로 뛰어 얻은 정보들을 긴장감 있게 서술해서 정보통신에 이해가 낮은 독자에게도 앞으로의 통신 시스템이 미래의 국제 패권을 얼마나 좌지우지할 것인가, 디지털 시스템을 갖춘 나라와 아닌 나라 간의 격차가 어떤 결과를 낳을 것인가 상상할 수 있게 만들어주었다.
     
     단지 '알수 없음'의 영역은 디지털과 네트워크 없이는 생활의 영위가 안되지만, 그것들이 무엇을 기반으로 움직일 수 있는지 전혀 배경을 몰랐다는 것이었다. 해저터널은 들어봤어도 해저 케이블이 있는지 책을 통해 처음 알았고, 불법 다운로드로 영화,드라마들이 공유되던 시절에 중국 사이트의 링크가 공유될 때 VPN이라 부르던 것이 '가상 사설망'이었고 그걸 이용해서 차단된 콘텐츠에 접근하는 방식이었다는 것도 이제야 알았다. 괴짜같이 보이는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메타버스 같은 가상의 지구 만큼이나 넓은 우주 공간에서의 가장 큰 위성군을 만들면서 또다른 영역 확대를 하고 있기도 하다는 점에서 아주 속 빈 강정은 아니구나를 느꼈다. (정말 이미지는 허풍선이라... 여지껏 트위터 인플루언서로 보였다. )
     
     
    경험적으로 이렇게 책이 어려울 때는 질문이 가장 유용하다. 이번 씽큐온에도 토론을 거의 참여하지 못해서 아쉽지만, 질문을 던지고 답하는 과정은 아웃풋 하는 독서에 정말 최고의 방법인 것 같다.
     
     
    Q1) 왜 중국인들은 '자유 민주주의'를 바라지 않을까? 
     
    A1) 바라지 않는 것보다는 '불가능하다 또는 오지 않을 듯한 아주 먼 미래에 일어날지도 모르는 일이다'가 대다수의 인민의 인식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이 들만큼 중국은 엄청난 10억 인구를 이미 감시 통제 가능하다. 

     

     
    중국 유학생들은 참 똘똘 뭉치는 편이고, 이야기를 나눠보면 애국심까진 알 길이 없어도 애향심이 대체로 높다고 느꼈었다. 여행도 쉽게 갈 수 있고 중국의 물건을 직구하는 일도 흔해졌기에 중국공산당이란 표현이 오히려 어색해지는 듯 했다.  그런데 언젠가 조선족인 후배로부터 '블랙리스트에 올라가 있다'라는 표현을 듣고 놀랐었다. 한족이 아니면서 유학생이기 때문에 더 특수한 것인가 싶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유학생'이기 때문에 나라에서 '블랙리스트'로 관리한다는 표현을 하는 그 말에 섬찢해져서 더 묻지 못했던 기억이 있다. 실제로 어느 수준의 관리를 하든 그 대상이 부정적으로 느끼고 있다는 감정을 표현하는 것만으로 충분히 '통제받는 삶'의 단면을 볼 수 있었다.
     
    실제로 가보기도 했고, 세계적인 도시 중 하나로 여겨지던 홍콩에서 시위가 일어나는 걸 보며 받았던 충격이 이 책을 읽으면서 겹쳐보였다. 중국은 자국민과 영토는 물론, 전 세계 패권도 통제 하에 두고자 하는 계획을 차근차근 밟아가고 있다.

     

     
     
    Q2) 중국이 틈새를 파고든 전략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A2) 결국 비지니스의 본질은 '누군가에게 필요한, 즉 미충족 수요 (Unmet Needs)를 해결'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세상 대다수를 타겟으로 해서 수익을 내는 구조의 사업도 있겠지만, 그보다 작은 규모의 비지니스는 누구보다 고객의 니즈를 잘 이해할 수 있고 고객과 제공자 간의 확실한 윈윈이 성립되는 모델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전세계 대상이라면 80:20의 파레토 법칙이 적용되어 이미 20%의 국가가 전 세계의 디지털 로드를 80%를 선점했다고 남겨진 20%의 파이가 결코 작지 않다는 사실에 착안하여 디지털 실크로드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1등과 꼴등 사이의 극적인 성과 차이를 상상할 때면 늘 ABBA의 노래 "The winner takes it all~"구절이 연상되곤 한다. 하지만 저렴한 인건비를 바탕으로 많은 공장을 유치하여 'Made in China' 가 공산품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방식을 디지털에도 가져오는 것에 성공한 것으로 봐야 할 것 같다. 의식주와 무관한 영역이었던 디지털이 필수재가 되어가면서 저렴한 비용으로 빠른 네트워크를 원하는 니즈를 해결해주면서 어느 순간 디지털을 바탕으로 한 산업에 큰 비중을 확보했다. 
     
     
     
    화웨이는 약속대로 제품을 납품했다. 몇 주 동안 중국 기술자들이 네몬트 사무실에서 잠을 자면서 밤낮없이 일해 3G 네트워크를 설치하고 현지 기술자들을 훈련시켰다. ... "다들 기진 맥진했다. 하지만 우리는 함께 노력했고 결국 해냈다. " (중략) 한 중국기업이 네몬트를 도와서 미국 정부는 할 수 없고, 미국 대기업은 하지 않을 일을 해냈다. (3장, 118쪽)

    화웨이 직원들은 여전히 배울 게 많았지만, 서구 기업들이 가지 않는 곳으로 기꺼이 갈 의향이 있었다. (중략)  "사실 가난한 후난 마을에서 자라면서 맨발로 들판 능선을 뛰어다니던 어린 시절에 비하면 그렇게 힘들진 않았던 것 같다. " (3장, 120쪽) 

     
     
     
     
    <디지털 실크로드>에서 나타나는 중국인들은 과거 한국인들이 세계의 건설현장에 또는 간호사로서 해외에 나가서 일했던 시기의 이야기와 겹처보인다. 확실히 한국에게는 그런 시기는 지나간 것이다. 여전히 한국에서 화두인 키워드인 '워라밸', '경제적 자유'를 고려할 때 한국의 비지니스 모델이 중국과 동일해서는 성공할 수 없어 보인다. 국가적 관점까지는 해답을 내기 어렵지만, 철저히 개인의 영역으로 가져와서 적용할 점을 찾아보려고 했다. 
     
     
     중국이 주로 고객을 확보한 소득이 낮은 미국의 일부 지역이나 또는 아프리카와 같은 곳은 현재는 매력적인 고객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들에게 디지털 인프라를 제공한다면 잠재적으로 더 많은 영역에서 지속적으로 같이 성장하는 고객이 될 가능성이 있다. 전체 세계 인구가 감소세로 돌아서더라도 인구가 증가할 수 있는 지역와 그들의 고객층 간에 교집합이 많다는 것만 보아도 그렇다. 중국산 제품에 대해서는 여전히 낮게 보는 인식이 있다. 그들은 여전히 최상의 제품으로 세상을 이기려는 생각은 없는 것 같지만, 더 넓은 고객에게 팔겠다는 확신이 있는 것 같다. 결국 상위 기업들이 규모가 너무 작다고 생각한 곳에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서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기업들은 성장했고, 또 잠재적인 수익이 더 증가할 것이다. (물론 중국에 의한 보안 문제는 결코 가볍게 볼 문제는 아니지만, 그걸 또 다른 측면의 이야기기도 하고 재독해야 언급할 수 있을 것 같다. ㅎㅎ) 개인이 작은 비지니스를 시작할 때 결국 '고객이 누구인가?'라는 중요한 질문을 꼭 해결해야 한다는 게 어떤 뜻이었는지 케이스 스터디를 한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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