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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아직도 머릿속에는 부모가 산다] 어른 아이의 완전한 독립을 위하여1F 책책책 2022. 11. 4. 23:43반응형
왜 나는 아직도 어릴 적 기억을 곱씹고 있을까?
이 책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우연이었다. 그 주에 남편과 아이의 훈육을 놓고 약간의 언쟁이 있었다. 그러다가 남편이 너무 당신의 과거를 기준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말을 했다. 딱히 심한 표현을 한 것도 아니었는데, 이후 계속 그말을 곱씹게 되었다.평소 의견이 다른 부분에 대해서 남편에게 나의 양육 방식이 왜 이랬으면 하는지를 설명하기 위해 어렸을 때 이야기를 해왔다. 나름 서로의 생각의 차이를 줄이고 나의 방식을 뒷받침하고자 한 행동이었다. 어렸을 적 (물론 내 기준이지만) 동심의 기준에서 아쉬웠던 점을 몇 차례 이야기 했던 점을 이야기 했던 것을 어찌 보면 남편이 기억해주었기 때문에 그런 말을 한 것이기에 그것 때문에 화가 나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러면 왜 이렇게 오래 생각하게 되는 걸까... 라고 하던 찰나에, 신간으로 나온 책에서 이 책 <아직도 당신의 머릿속에는 부모가 산다>라는 책을 발견하게 되었다.머릿말 '현실에서 부모와 갈등이 없어도 머릿속 부모에게는 휘둘릴 수 있다' 라는 제목에서 강력한 충격을 받았다. 한 내담자가 "저는 부모랑 사이가 안 좋은 것도 아니고요. " 라고 저자가 이야기 하는 순간, 그게 바로 나처럼 느껴졌다.부모님과 사이가 나쁜 것도 아니고, 과거에 특별히 안 좋은 일을 겪은 적도 없지만 - 무의식 속에서는 부모님 세대의 신파극에 나오던 것처럼 '엄마아빠처럼 살지 않을꺼야!!' 를 외쳐오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책을 읽고 서평을 쓰면서 메타인지를 높이고자 노력해왔지만, 나 자신 아닌 대인 관계에서는 아직도 메여있는 부분이 있다고 느꼈는데 그 중 하나가 '머릿속부모'일지 모른다는 느낌을 받았다.'머릿속부모'의 정체
"바로 어릴 때 겪은 부모의 말과 행동 그리고 그 기억 때문에 고정된 믿음, '머릿속 부모'가 자리 잡고 있는 것입니다. "
언어 심리학, 신경언어프로그래밍 (NLP) 를 기반으로 다양한 사람을 돕고 있는 30년 경력의 상담 심리사인 저자 하시가이 고지는 '소망과 반대로 움직이는' 무언가가 있다고 느낀다면, 나보다 메타무의식을 지배하고 있는 '머릿속부모'부터 밝혀보라고 제안한다.스트레스는 사실 나쁜게 아니다. 스트레스에 반응하지 않았다면, 다른 맹수들 위에 설 수 없었을 거다. 문제라면 석기 시대부터 4차 혁명에 이르는 사이에 인류의 생활에는 큰 변화가 일어났지만 그동안 뇌는 딱히 진화되지 않았다는 것 정도다.그렇기 때문에 과거처럼 생명의 위기가 아닌데도 실제 스트레스 크기 대비 과도하게 민감해진 우리의 뇌는 걸핏하면 투쟁-도피모드에 빠지게 된다. 스트레스에 부정적인 반응을 하게 되는 '디-스트레스 구간'에서는 투쟁-도피반응을 하게 되고 장기적으로 지속되면 급작스러운 동결 반응을 보이거나, 결국 신체적으로 또는 정신적으로 아픔을 겪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사실, 스트레스를 받는다 해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게 해주는 '유-스트레스 구간'에서는 성장모드로의 전환도 가능하게 된다. 이 책에서도 목표하는 바는 결국 머릿속부모가 주는 디-스트레스적인 배경을 파악하고 보다 나를 지지해주도록 키우는 것이다.'이중구속의 함정'은 심리학에서 본디 부모-자녀 간과 같은 두사람의 커뮤니케이션의 모순을 지적하는 말인데, 이 책에서는 자아 내면의 의식과 잠재 의식 사이에 모순에 적용하여 머릿속부모의 존재를 설명해준다.저자는 뇌는 모든 정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반대로 움직이려 하기 때문에 이런 일들이 일어난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즐겁게 살고 싶다'라고 하면 반대 개념인 '불행'을 의식할 수 있어야 되기 때문에 불행을 의식하기 위해 안좋은 소식, 가십, 사고 소식 등을 찾아보게 된다는 것이다. 정말 용어대로 한 몸에 두 가지 다른 방향성이 같이 존재하는 모순적인 상황이다.주변에서 습관적으로 부정어를 달고 살거나, 오늘의 뉴스 중 꼭 나쁜 사건만 전해주는 사람을 떠올려 보면 한 두명쯤 있다. 예시를 읽으면서 처음에는 다소 기괴한 느낌이 들었지만, 부정적으로 보였던 사람들이 사실은 오히려 더 좋은 삶을 살고 싶어하기 때문에 뇌가 잘못된 반응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보니 안타깝기도 하고, 다른 한편 잘 살고 싶다는 소망을 읇조리는 걸 들은 기억이 함께 떠올랐다.그들이 잘 산다고 생각하는 기준이 무엇일까? 바로 (실제 부모가 아닌) 머릿속부모처럼 살지 않겠다인 셈이다. 각자의 그 내용은 다르겠지만, 오히려 많은 사람들이 그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메타무의식의 열두가지 틀
뇌의 작용에 대해 머릿속부모의 이해가 어렵다면 메타무의식의 12가지 틀을 적어놓고 어떤 유형에 해당하는지 체크해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다. 실제로 12가지 틀을 읽고 독서노트에 기재해보았다. 처음부터 비교적 일정하게 유지해온 틀도 있지만, 여러 가지 틀에서 변화를 겪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머릿속부모'와의 아름다운 안녕
'머릿속부모'를 찾아내면 어떻게 하느냐구?책의 개별적인 사례를 읽다보다 보면 자칫 전체 맥락을 놓치기 쉽다. 책을 한번 뒤집어 보자.이 책을 어떻게 완벽히 흡수하고 사용할 수 있는지 3줄로 요약되어 있다.머릿속 부모의 존재를 인식하고 그 감정을 밝히고 나면, 그 감정으로 지금까지 해온 결정이나 행동의 이유를 스스로 설명할 수 있게 된다. 여기서 그치면 안된다. 그 머릿속부모를 다시 새롭게 키움으로써 정말 되고자 했던 독립적인 자아를 설계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이미 명작의 반열에 올라버린 크리스토퍼 놀란의 영화 <인셉션>을 연상시킨다.회상해보아도 타인의 꿈 속에 들어가서 누군가의 생각을 바꾸어 놓는 것은 매우 쉽지 않다. 그렇기에 영화 안에서도 꿈을 설계했던 대로 진행이 되지 않고 예정에 없던 4번째 꿈인 '림보'에 까지 떨어지는 불상사를 겪게 된다. 의뢰인 피셔에게 아버지는 아들이 아버지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를 개척하기를 바랬다는 메세지를 던져준다. 정신적으로 단련이 되어 있어 인셉션이 까다롭다 했던 ㅡ 그조차도 머리속 부모의 신호를 받자, 그는 스스로를 위해 그룹사을 쪼개기로 결심하면서 인셉션은 성공하는 장면은 매우 기묘하다. (인셉션된) 기업 총수의 아들의 실제 마음이 뭐였는지는 알수 없다. 하지만 머릿속부모의 메세지를ㅡ잠재의식에서 생각해 온 아버지와 일치한다고 받아들였기 때문에ㅡ 영화 속의 표현을 빌리면 정교하게 설계된 꿈의 설계 덕분에 그의 행동을 결정하는데 영향을 줄 수 있었던 것처럼 보인다.책에서 실제 내담자들과의 대화 일부들을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었다. 영화처럼 스스로에게 정말 원하는 미래를 그려가도록 인셉션하는 힌트를 얻어보면 어떨까?모든 어른 아이들에게,
당신은 '독립'된 어른이 되기 위해 태어났습니다
30대 후반이 되니 결혼을 했으면 어린 아이를 키우느라 고군분투하고, 미혼이면 사회생활을 하면서 학생이란 신분을 완전히 벗어난 모습으로 살아가는 중이다. 부모와 살던, 따로 가정을 꾸렸던 이미 독립된 어른이라 여기고 살아가는 것 같다.몇 가지 인생에 있어 중요한 질문들은 시시때때로 다시 나에게 말을 걸어온다. 그 중 하나는 아이에 대한 것이다. 이 질문을 시간을 오래 들여서 고민하고 책을 읽은 뒤에 대답할 수 있게 되었다."왜 아이는 낳는 걸까?""아이가 독립된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게 도와주려고, 또한 나도 제대로 된 어른으로 성장하려고 낳는 거야. "물론 매일 실수하고 또 반성하는 시간의 연속이지만, 그럼에도 방향은 이게 옳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여전히 머릿속부모의 잔재가 드문드문 남아있다는 걸 확인했고, 그 이중구속에서 더 가벼워질 수 있을 방법을 찾을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보았다. 아직 어른 아이로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진짜 원하는 삶의 방향을 잡을 수 있는 길라잡이로 이 책을 활용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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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 아쉬운점:1) 참조문헌의 부재결국 뇌과학적 내용이 기반되는 것이기에 참조문헌이 있었으면 했는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참조문헌의 정보가 전혀 없었다는 점이 아쉬웠다.거꾸로 찾아볼까 생각했지만, 일본 저자이란 걸 떠올리고 일단 멈췄다. 영어문화권이라면 대체로 영문으로 사이트도 만드는 경우가 있지만 일본어는 생각보다 검색하기 어렵다. 도서관에서 검색할 때에도 작품 제목을 정확하게 기억이 안나서 저자 이름을 치면 검색이 안되거나 저자의 이름을 한문으로 읽은 음이 검색되어 어려움이 많았다.대신에, 저자가 말하는 '메타무의식'을 구글에 검색해볼 생각이다. 왠지 영어로는 검색이 안되거나, 논문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처음에는 묘한 표현이란 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잠재의식을 담는 그릇이라는 내용이 흥미롭다.2) 일본 특유의 문체참조문헌이 실리지 않는 책들은 비교적 많은 편이다. 예를 들면, 파울료 코엘료의 <연금술사> 같은 경우 도서관에서는 구판을 찾으면 역자의 빼곡한 각주들을 볼 수 있어 좋았다. 하지만 그 책 그대로라면 한국에서 지금처럼 오래 스테디셀러 (현재는 하드커버로 비교적 작은 판형의 책이다)로 자리 잡기는 어려웠을 것 같다.그렇지만 유독 이 책에서 참조문헌의 부재가 아쉬웠던 점은 일본 저자의 글은 특유의 문체가 있다. 소설이나 에세이에서는 있는 그대로 읽었을 때 특색으로 느껴진다. 하지만 심리학적인 글로 읽으면서는 어딘가 미신적으로 느껴진다. 뇌가 정보를 습득하는 방법이나, 유전자의 발현, 평행우주의 근원인 '다세계해석 학설' 등을 통해 뒷받침하고 있는데도 그렇다.그래서 나름의 재해석을 하다보니저자의 주장을 <인셉션>에 대입하여 보니 조금 정리하기가 쉬웠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1F 책책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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