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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평] 암 치료의 혁신, 면역항암제가 온다, 찰스 그레이버 저 (2019) #일독
    1F 책책책 2020. 6. 12.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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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agine dragons 'Beliver'를 들으면서 글을 시작한다. 

    이 드라이한 제목의 책과 이 노래가 무슨 연관성이 있는지는 책을 보시면 안다.

    관련성이 없어도 노래 자체도 

    지금 '완독'이라는 일차 목표를 달성한 나에게 달콤하게 들리긴 한다.


    진짜 멋진 이미지다. 전자현미경이 자랑할 만한 장비인 건 확실하다. 




    목적에 대해서 


    대출하려던 책이 없었다. 

    그래서 찾던 책과 비슷한 내용을 찾으려고 검색해서 한권 겨우 찾은 책이었다. 꼭 그 책을 봐야해 보다는 항암치료에 대한 지식을 쌓아보자가 목표여서 빌리게 되었는데, 어렵지만 잘 쓰여진 책이라 읽기를 잘했다. 


    이 책에도 언급된 에드워드 윌슨 <통섭; Consilience: The unity of Knowledge> 는 1998년에 출간되었고, 2005년 국내에도 번역되어서 들어왔을 뿐 아니고, 최재천 교수님도 널리 알리고저 하셨지만, 2020년 지금도 과연 과학자간의 통섭이 이루어지는 가는 의문이다. 

     유기합성 연구원이라, 굳이 나도 항암의 모든 기전을 이해해야 할 필요는 없는 게 사실이다. 팀원일 뿐이니 더욱 몰라도 당장 업무에 영향이 없기도 하다. 그렇게 생각하고 지냈지만 계속 마음 한 켠이 불평하긴 하다. 


    왜냐하면, 대학원 생활 끝에 내린 결론 때문이었다. 

    열심히는 했지만 잘 했다고 느껴지는 그 몇 년간의 시간 끝에 내가 보고 싶은 것은 합성한 물질이 어디엔가 직접 쓰이는 것이었다. 기초학문은 매우 중요하지만, 성향이 좁고 깊게 상아탑에 연구를 쌓는 것보다 더 직접적으로 쓰이는 무언가를 보고 싶다는 지극히 현실주의적인 사람이라고 결론 내렸었다. 

    (아아, 이래서 못하는 사람들의 변명은 길고 길다. ㅎㅎ)


    그렇게 생각했던 것도 잊고 지냈었는데, 

    불편한 마음이 든다는 건 변화가 필요하다라고 느꼈다. 

    이번에는 무심함 대신 

    차라리 적극적으로 탐구해보자고 마음 먹었다. 


    주르륵 넘겨보고 생각했다. 

    '완독'

    그것만도 매우 높은 목표라 생각했다. 



    책을 덮고, 딱 세가지 질문의 답만 내어보자 생각했다. 




    목적 질문


    1) 왜 우리가 암에 대해 공부해야 하는가? 


    일반적인 사람들이 과연 읽을 만한 책일까?

    그건 분명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당연히 암에 대해 알 필요가 있다는 것에는 다른 사람들도 공감했으면 좋겠다.  

    시작이 반이라고 그 지점이 시작 아닐까?


    궁금했었다. 생명이란 게 어떻게 생기고,

    인간은 무려 평균 15년 정도 성장기를 거치고 

    이후 80세 가까이 생존이 가능한가. 

    질병을 여러 방법으로 막아내고 있지만, 


    성장기가 늘어나지 않고 노화기간만 길어진 상황에서 

    당연히 오류가 누적되면서 건강이 점차 취약해질 수 밖에 없는거 아닐까?

    그러니까, 종양이란 건 생길 수 밖에 없는 거 아닐까?

    요런 아무 지식적 기반 없는 요런 생각을 많이 했었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암을 치료하기 위한 연구들을 썼지만, 

    나의 엉터리 생각에도 구체적인 사실을 더해주었다. 



    P187-188


    "바로 면역관문이다. 종양에 대해 활성화된 뒤에도 면역계는 가장 약한 암세포만 제거할 수 있을 뿐이다. 이질적인 항원을 너무 뻔하게 드러내는 암세포, T세포가 쉽게 인식할 수 있는암세포만 표적이 된다. 면역계가 허약한 암세포들을 죽이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동안, 일부 살아남은 암세포는 유전자를 변화시켜 표면에 T세포의 공격을 중단시키는 물질을 발현한다. 이런 '중단' 신호는 CTLA-4처럼 T세포 표면에 있는 면역관문을 활성화 시킨다. 요컨대 암은 스스로 진화하여 살상 기계의 핸드 브레이크를 당기는 방법을 배움으로써 살아남는다. .... (중략) ....암이 어떤 경우에는 면역계와 일종의 '평형상태'를 이룬 채 오래도록, 어쩌면 평생 그대로 머물러 있을지도 모른다는 뜻이었다. 면역계는 때때로 암을 유발하는 돌연변이를 찾아내 공격하지만, 돌연변이 세포 중 가장 약한 것들이 공격받는 동안 다른 암세포들은 면역계의 공격을 피하고 계속 돌연변이를 일으켜 다시 세력을 귀합한다. ... (중략)...

     이로써 의사들이 진료실에서 흔희 마주치는 상황, 예를 들어 16년 동안 전혀 질병의 증거를 보이지 않다가 갑자기 재발한다거나, 고령이나 만성 염증 또는 면역결핍질환으로 면역이 약화된 환자에게 암이 잘 생기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었다. 또한 암이 재발하면 이전에 들었던 치료가 더이상 듣지 않는 이유를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되었다. "


    이런 이야기를 7년후에 


    Elimination, Equilibrium, Escape

    제거, 평형, 탈출 이론으로 다듬어 발표한 논문은 아래에 인용한다.  


    "The Three Es of Cancer Immunoediting." Dunn et al., Annual Review of Immunology, 2004, 22: 329-360. 



    암은 사실 발병보다는 활성화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양성 종양은 위험하지 않다고 하지만, 

    암화 되기 전에 많이 제거하기도 하는 것이다. 




    나름 암환자였다. ㅎㅎ

    ( 이 책을 읽고나면 과거형으로 쓰는 것이 맞는지 의문이다. 

    완치보다는 '현재 종앙 재발 소견 없음' 정도 일 것 같다. )


    종양이란게 사람 누구에게나 있을거라는 엉뚱한 상상을 하던 차에 심지어 진단을 받고 수술로 제거했다. 


    너무 갑작스러웠지만 

    (아침에 첫 일정을 병원에서 들렸다가 그대로 저녁에 입원하고, 다음날 수술했다. ) 

    "어제 마침 웨딩사진을 찍었는데, 병원에 좀 늦게 오길 잘했지 뭐야. 악! 대신 식장에 어깨가 드러나는 웨딩드레스를 포기해야겠군. 어깨가 제일 마른 부분이데 아쉬운걸. " 이라며 웃어넘겼다. 


    누군가는 참도 안 심각하네라고 느꼈을지 모르지만, 

    얼마나 아픈 사람도 많고 이 보다 심각한 암으로 힘든 사람이 많은가. 

    기타피부암에 보험회사가 정해놓은 지급액을 보면 

    그 자체는 아주 작은, 나의 몸이 나에게 준 강렬하고 짧은 경고 정도 였다고 느낀다.  

    비교적 긍정적 성향이지만, 어떤 암이든 재발한다면 그 때는 내 면역계가 지고 있는 게 분명하다. 그래서 예방에 대해 암에 대해서 만이 아니라, 저절로 건강 전반에 대한 관심도 커진 건 사실이다.  아주 작게라도 건강에 좋은 습관을 가지려고 노력하고 있다.  



    2) 독서를 통해 무엇을 배웠는가?



    아주 약간의 면역항암제 개발의 역사에 대해 알게 되었다. 

    요약 같은 거 묻지 마시라!! ㅋㅋ

    난 완독이 목표였다. 


    그리고 임상관련 뉴스를 봐도 답답하기만 했던 용어들 중 몇 개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발견했다.

    (그것도 쓸까 했는데, 그냥 나만 공부하면 될 것 같다 ㅎㅎ) 



    난 이렇게 주석이 많은 책을 사랑한다. 

    (개인적으로 파울리 코엘료의 <연금술사>도 주석이 달려있던 판이 더 좋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너무 예쁜 책을 좋아하는 경향이 짙다. )

    각 챕터별 표지가 한장씩 검은 색이 들어가 있고, 부록/주석/찾아보기 등의 부분은 속지 색 자체가 달라서 붙여야 할 포스트잇 갯수를 많이 줄일 수 있었다. 

    언젠가는 이런 책을 나도 써보고 싶다는 목표를 한번 적어본다. (원래도 책 출간은 평생의 목표지만, '이런'책이 중요하다. ㅎㅎ)



    '암'이란, 진심 복잡계의 영역이란 걸 체감했다. 

    책 속의 일화 중에 임상을 하면서 초기에는 오히려 부작용으로 환자가 거의 치료에 의해 죽을 뻔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그리고 면역계의 작용으로 일시적으로는 종양이 더 커져서 임상결과에는 효과없음으로 분류되는 환자도 언급된다.

     우리가 넘어지거나 어디에 긁히면 순식간에 부풀어 올랐다가 조금 지나면 저절로 가라 앉는 것을 보지 않는가? 동일한 면역계의 작용이지만 '암'이라는 복잡한 녀석을 대하다 보면 똑똑한 과학자도 속아넘어가기도 한다. 

    단순히 열심히 노력해서만은 정복될 수 없는, 

    비선형적인 복잡계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심지어 소름이 돋게, 마지막 장 <바로 지금>에서는 저자가 

    "만약"에 대해 말한다. 


    p301. 

    "지금까지 이 책에 어떤 사건을 보더라도, 얼마나 믿기 어려운 작은 일들이 꼬리를 물고 일어났는지, 그리고 이것이 마침내 어떤 결과로 이어졌는지 곰곰이 생각해보면 모든 것이 기적 같다. ... (중략)... '만약'의 목록은 끝이 없다. 이런 우연들이 서로 얽혀 필연이 된다는 것이야말로 삶의 진실이다. "


    그래서 나도 저자의 말대로 

    이 이야기- 행운? 보이지 않는 손? 신? 아니면 그저 역사? 뭐라고 불러도 상관없을 -를 사람들과 공유해야 할 의무감 까지 느끼게 된다. 

    전부 언급할 수 없는 '만약'의 목록들 





    3) 앞으로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원래도 생각했지만, 재독이 필수다. 

    그렇지만 바로 다시 읽지는 않을 거다. 

    바이오에 대해 조금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책들을 몇권 먼저 읽어보고 다시 읽어볼 생각이다.  


    다음에는 구입해서 밑줄 쫙쫙 그어가며 읽어야지. 

    책이 어떤지 도서관서 빌려서 읽어보고서는 

    결국 책을 사니 책장에 빈자리는 계속 없는 것 같다. 

    (책장이 아니고, 집이 좁은게 문제인가... ㅎㅎ)


    역시 읽어보니, 갈길이 멀다. 

    하지만 몇 개라도 아는 단어와 약품이 눈에 띄는 걸 보면서 

    더 많이 노출되게 하는 것 밖에 답이 없다는 단순한 결론에 다시 돌아온다. 이 무한루프 ㅋㅋㅋ



    평소 책을 쪼개 읽기에 바쁜데, 

    읽던 책도 마무리하고 

    심지어 바로 서평까지 쓰다니...

    중간에 글을 한 번 날린 것 빼고는 완벽했다. ㅎㅎ

     

    세상에, 에버노트에서 저장이 안되는 일은 본적이 없는데 

    디지털은 저장 확인이 필수다. 

    app.ac/I3XJ0BJ63

     

    암 치료의 혁신, 면역항암제가 온다

    면역 요법은 어떻게 기적의 차원을 벗어나 현대 의학의 최첨단에 서게 되었는가 3세대 암 치료법으로 주목받고 있는 면역항암제를 이해하기 위한 한 권의 책!2018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면역

    www.yes24.com


    좋은 아침이였고,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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