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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드라마 S5#3] 왜 나는 공부를 하는 것일까?1F 책책책 2020. 4. 16. 06:34반응형
‘왜 나는 공부를 하는 것일까?’ 라는 질문은 당연한 대답이 있기에 새삼스러웠다. 질문을 듣는 순간 “그건, 자기 계발에 대한 욕구가 있으니까”지 하고 생각했다. 무릎 반사만큼 혹은 지금 마시는 공기 같은 질문이었다.
그런데 왜 ‘자기 계발’에 늘 집착해 왔는 가는 설명이 어려웠다. 어느 순간부터 계속 그랬으니까. 특별히 영재였던 것도 아니고, 언제나 사교육이 넘치는 서울 중산층 가정에서 환경에 있었던 것에 비해 학원은 늦게 다녔다.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시고 두 살 터울 동생이 7살 인생까지 거의 유일한 친구였다. 집-유치원을 오가고, 학교에 입학해서도 집-학교가 전부였다. 겨우 늘어난 것이 집-통학용 버스-학원-학교였다. 누가 가둔 적도 없는데 답답했다. 학교에 다니면서 또래 친구들을 보면서 학교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느린 관찰’이 시작됐다. 친구들을 따라다녀 보기도 하고 이야기도 들어봤지만 내가 모르는 것이 끊임없이 나올 뿐이었다. 우리 말에는 정확한 단어가 없는데 이 시기에 내가 가지게 된 결핍감은 street-smart에 대한 갈망이었던 것 같다. 혼자 타임-슬립한 사람처럼 관찰이 계속되었다. 우선은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이 무엇인지 알고, 무얼 해야 할지 알아내야 했으니까.
엄마는 중학교 교사이셨다. 정말 우리를 돌보려고 바쁜 출퇴근 속에 사셨다. 그런데도 기억 어디엔 가 엄마가 책을 읽으시던 모습이 있었다. 아이를 낳고 ‘현타’ 오는 순간에도 책이 생각났던 걸 보면, ‘책 읽는 엄마’, 그건 꽤나 멋진 모습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매일 잘 때 동화 테이프를 들으면서 잠들었다. 책을 읽고 칭찬을 듣는 것도 좋아했다. 이런 요소들이 모여서 책에서 더 나아가 ‘배운다’라는 모든 것에 관심이 생겼다. 모순적이게 보일 지도 모르지만, 모름에 대해 인식할 때마다 Street-smart에 대비되는 Book-smart로 간극을 줄여보려고 한다. 분명 Book-smart에 잘못 갇히면 위험하지만, 알고자 하는 의지가 있으면 독서와 배움이 결국에는 Street-smart에 닿을 거라고 생각했다. 울타리를 넘은 호기심을 충족할 방안으로 ‘공부’가 가장 적절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결국 책이 나를 구원할 거라는 맹목적인 믿음이 내 안에 자리 잡았다.
가장 먼저 실천한 것은 돈 공부였다. 벌이에 급급하면 공부도 자기 계발도 할 수 없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파이프 라인 우화’는 나중에 알았지만, 다른 사람보다 특출 나지 않은 내가 자기계발에 집중할 수 있는 것은 조금인 내 종자돈도 24시간 같이 일하기 때문이다. 물론 재테크 공부도 시간이 들고, 그 시간에 (일에서의) 능력을 키우는 게 소득 증대에 더 보탬이 된다 할지도 모른다. 맞다, 하지만 나에게 최적화된 방식은 금융도 공부해서 돈도 굴리고 세상도 함께 배우는 것이었다. 또한, 재테크에 관심을 가지면 최신 기술 (예, 보안 카드->OTP, 폰 뱅킹 ->인터넷, 모바일 뱅킹, 비대면 계좌 개설, 오픈 뱅킹 등등)도 저절로 배우게 되고, 내 돈을 사장님 마인드로 투자 결정도 해보게 되며 실행력도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돈 공부는 왠만한 게임, 드라마보다 흥미진진하다. 그래서 시시껄렁한데 시간을 보내고 싶은 유혹이 들면 내 계좌 한 번, 경제 뉴스 한 번 보면 딴 짓 하는 시간도 줄고, 쇼핑할 돈도 주식 예수금이 되었다.
의미 없는 놀이보다 재테크가 재미있고 돈보다 제대로 하는 공부와 일이 더 재미있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지금은 ‘미생’일 뿐 이어도 차근차근 쌓아서 1인 기업으로 셀프 브랜딩 해 나갈 것이다. 매일이 힘들지만 끙끙 ‘관찰과 고민’만 하던 것 보다 ‘읽고 천천히 쓰고’ 있다. 올해는 몇 년 째 고배를 마신 ‘잘 쓰기’에 집중해 볼 것이다.
난 좋게 말해 대기만성형이고, 업그레이드 중이고 현재도 공사 중이다. 공부하고 행동하면 변할 수 있다는 믿음 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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