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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평 [기록의 쓸모] 정확하게 실패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1F 책책책 2020. 12. 8.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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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담이지만, 저 호텔 가보고 싶다 

     

    기록하고 싶어지는 파란책

     

    'MKYU 유투브 채널' 북드라마*에 색이 아주 시원한 파란책이 떴다.

    처음 사회로 나왔던 저자는 어디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모습이었다. 첫 직장에서 일을 못한다고 혼나봤고, 때로는 본인의 생각에 갇혀서 '맥락-병' 에도 빠져본다. 여기에서 그쳤다면 저자는 어디서나 본 듯한 신입사원으로 끝이었을 거다. 

     하지만 기록을 하면서 그녀는 저자 이승희, 마케터 이승희로 변모했다. 여행 가서 몇백 장이나 찍고 올렸던 사진을 책으로 낸, 인스타에 본인의 영감노트를 모으는 실로 입체적인 저자의 경험이 잘 녹아 있는 에세이 한 편이었다.

     

     

     

    영감을 주는 책

     이런 말 하면, 당황스러울 수 있겠지만, 솔직히 책 전체가 흥미롭지는 않았다.  

     최근 마케팅에 관심이 많이 생겼다 생각했지만, 업종이 너무 달라서인지 그저 신기한 이야기 듣는 느낌인 부분도 있었다. 

     

     그럼에도 어떤 일이든 관통하는 원칙이 있기에 그녀가 팀장님과 일에 대해 고민했던 이야기부터 책 쓰는 모임에서 기록을 책으로 만들어보자 나누는 이야기들, 기록에 대해 관심이 많기에 여행을 하면서 영감을 받은 기록물들이 모이는 과정이 공감도 되고 자극도 되었다. 그런 자료가 모여서 책이 되고 새로운 컨텐츠로 생명을 가지게 되는 자체가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동안 퍼스널 브랜딩과 코어 컨텐츠에 이해한다고 생각했는데, 완결을 본 것 같은 기분이었다. 마치 아르키메데스가 유레카를 외친 것처럼 '이렇게 하는 거구나' 라는 느낌이 왔다. 

    작년에는 <직장이 없는 시대가 온다>를 읽었을 때 '디지털 노마드로 사는 삶이 진짜 가능하겠다' 라는 생각에 소름이 돋았었다. <기록의 쓸모>를 읽으면서 모아 왔던 기록을 어떻게 엮느냐에 따라, 앞으로 기록할 때 어떤 방향성을 주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컨텐츠를 기획할 수 있겠다는 영감과 자신감을 주었다. 

     

     

    정확하게 실패를 기록하는 중입니다.

     단기간에 폭발적인 기록을 한적은 없지만, 초등학교에서 알림장을 쓴 이래로 계속 기록을 즐겨왔다. 누군가 '너 그 비밀노트에 대체 뭐 쓰냐?' 라고 놀렸던 중학생 시기에 처음 기록을 다른 사람들보다 좋아한다는 걸 알았다. 수험생이었을 적이 싫었던 나머지 고등학교 때 기록은 많이 사라졌지만, 버리면 새로 배우기 힘들 것 같아서 못 버린 독일어 교과서만은 책장 한켠에 남아 있다.

     즐겁던 기록이 슬프고 멀어졌던 시기가 있었다. 대학원 때,  계속 실험은 실패의 연속이었고, '결과없음'을 기록하는 건 전혀 행복한 기록이 아니었다. 그때는 성취를 기록해야만 한다는 착각을 하고 있었다. 이제는 실패를 정확히 기록한다. 잘 기록된, 정확한 실패를 수집하는 것은 실패를 복기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고, 끊임 없는 실패 끝에 작은 성공을 가지고 졸업할 수 있었다. 

     

    대학생 때부터 학생수첩, 플래너들, 실험실 들어간 이래로는 연구자료 등이 담긴 상자가 이사할 때 내 짐 중 제일 무거운 짐이 되었다. 요즘은 온라인에 쓰고 저장하는 기록이 많아져서 무게가 늘어나지는 않았지만, 플래너에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실패와 작은 성공을 꼭꼭 눌러적고 있다. 여지껏 기록력이 생존을 위한 아주 작은 무기였다면, 날카롭고 반짝이게 닦아 더 쓸모있는 컨텐츠를 만들데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발상의 전환을 주는 책이었다. 

     

     

    *책을 처음 접한 유투브 내용이 궁금하실까봐 원 영상을 첨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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