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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씽크온 7기 후기] 힘들다. 완주했다. 여전히 어렵다.
    F4 생각하면 실행하기 2021. 1. 6. 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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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씽크ON7기: 2020.10.05~12.27  

     

    씽크ON7기는 

    6기 수료증으로 시작되었다.

     

    수료장 세상 예쁜 거♡♡

    없었어도 뿌듯했겠지만, 누구한테 책 읽어요~ 이런 거 하고 있어요 말하기 민망하기도 하고 멋쩍었는데

    수료증이 있으니 쉽게 보여줄 수 있었다.

     

    더욱 놀란 건, 가까운 지인들 중에도 많은 사람들이 '체인지 그라운드'를 많이 알고 있다는 점이었다. 

    7기에 더 정진하겠다는 마음으로 올렸던 수료증 사진에서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으니 진정 동기부여가 되었다. 

     

     

    7기의 개인적 목표: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는지 메타인지 높이기

     

    씽큐베이션/ 씽크온 모임의 가장 큰 장점은 참여하는 것만으로 내 주변을 '열심히 사는 사람들' 로 바꿀 수 있다. 

     

    정말 열심히 한다. 

    새벽에 일어나서 독서하고, 글쓰고, 

    퇴근하고 운동하고,

    자격증 준비에 봉사활동까지...

    정말 열심히 사는 그룹원들의 모습 자체가 큰 동기부여가 된다. 또, 열심히 하는 모습을 공유할 곳이 있고 서로 응원하는 곳이 있다는 게 기운이 빠지는 순간에 다시 툭툭 털고 있어나게 해준다. 

     

    하지만 자기계발에 집중할 때도 우선순위를 확인하는 것은 중요하다. 7기를 시작할 때 신규 프로젝트를 맡게 되어서 업무량이 본격적으로 늘어나던 시점이었다. 기존에 정규 8시간 내로 업무를 마치고 그 외 시간을 독서를 포함한 자기계발과 엄마로의 시간 간의 밸런스를 맞추는 것에 집중했었는데, 일과표를 모두 바꿔야 하는 상황이었다. 

     

    과연 씽크온이 계속 긍정적인 피드백으로 작용할 수 있을까? 자칫 스트레스만 커지지 않을까? 

    자기 성장을 이루어보겠다는 목표도 중요하지만, 프로젝트의 무게와 책임감이 우선 지켜야 할 문제인 게 자명했다. 

     

    실로 이 중독적인 모임에 계속 함께 하고 싶은 유혹에 압도되어 있었기에 신청 자체는 어려울 일이 없었다. 

    하지만, 아주 티끌만큼 차라리 떨어지면 내가 마음이 편할까 라는 생각이 일순간도 들었다. 독서와 서평 완성에 대한 집착에 빠져서 거꾸로 튕겨져서 나갈 지도 모른다라는 일말의 불안감도 있었다. 시소에 올라탄 느낌이었지만 메타인지를 높이고 최소한 진정 할 수 있는 만큼 노력했다고 인정할 수 있는 만큼 노력해보자고 의지를 다졌다. 

     

     

    위기와 자아 성찰의 무한 루프

     

     

    무서웠던 사실이 실제 독서하는 시간이 줄었...다. 

    정말 슬펐지만, 실질적으로 그랬다. 

    상황적으로 독서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줄었다. 

    독서하는 시간이 줄었지만, 천만다행히 책을 기한 내에 못 읽는 건 아니였다. 

    집중의 고리가 끊어지니 서평을 읽기까지 생각 정리하는 시간이 너무 많이 소요되서 힘들었다. 

     

     

    6기 때는 완독에 집착했다고 하면, 

    7기에 이 책들이 한 번 읽어서 내용을 흡수 못 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시간도 부족하고 문해력도 갈길이 멀다라는 인지가 되고 보니, 읽을 때부터 긴장하고 생각을 정리해가면서 읽게 되는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 재독까지는 아니어도 인용하고 싶은 부분과 키워드를 메모해놨다가 서평을 작성하기 전에 일부는 필사도 하니, 부족했던 독서 시간을 보충할 수 있었던 것 같다. 

     

     

    7기에는 서평 기한에는 번번히 늦었지만 열심히 내용을 흡수하려고 했다는 느낌이 든다. 

    진짜 완료!의 느낌이었다. 그래도 서평을 읽으면 많이 오글거리는 건 어쩔 수 없지만 그래도 단순 완주보다 완료에 가까워지고 있다. 

     

     

    최고의 진정제: 동기부여 영상

     

    어떤 날은 할 일도 많은데 감정이 주체가 안되는 순간도 왔었다. 덕분에 새롭게 생긴 습관이 있다. 

    가급적이면 퇴근 시간까지 참아야겠지만, 도무지 스트레스가 감당이 안될 때는 화장실에 숨어서라도 귀에 이어폰을 꽂았다. 그런 위기의 순간에는 유투브 재생목록에 모아놓은 '동기부여 영상'을 한 개씩 들었다.  

     

    유일한 부작용이라면, 생생히 듣고 싶은 순간에 간혹 지하철에서 너무 크게 들어서 청력 기관에 스트레스를 과도하게 준 것 같기는 했다. 아, 나만 그랬을지 모르겠지만 감동이 사무치는 순간에 지하철에서 한번쯤 여배우 눈물이 흐르고, 어깨가 들썩들썩 거릴 수도 있다는 점도 있긴 하다. 요즘 같은 코로나 시대에 대중교통 안에서 너무 심하게 울면 콧물 닦기 힘드니 감동만 느끼시는게 바람직하다. 

     

     

     

    진짜 힐링으로서의 독서

     

    너무 짜증이 많이 났던, 어떤 날은 허허실실 웃음이 나기도 했던 일상에서 말도 안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독서'가 가장 도움이 되었다. 

     

    현실적으로 코로나가 아니어도 집과 회사만 다니고 있었던 나로서는 사회적 거리두기에 영향을 덜 받는 편이었다. (너무 감사하게도 가족 중에 아픈 사람이 생기지 않았고, 직장도 큰 탈 없이 다닐 수 있었다. ) 출퇴근길에 더하여, 여유가 생기면 30분~1시간 카페에 들려서 책을 읽을 수 있었던 것도 아마 회사가 덜 바빴다면 회사에서 책을 읽다가 퇴근해도 무방할 터였다. 그저 회사 일이 많아져서 나도 퇴근 못하고, 동료들도 퇴근 못해서 업무 시간 외에 책을 읽을 수는 없었다는 것. 

     

    솔직히 동료들과 이야기하며 스트레스를 푸는 시간도 있었다. 하루는 너무 늦게 일을 마친 날 동료가 퇴근길에 태워주어서 편하게 퇴근하는 날도 있었다. 처음에는 둘이 신나게 떠들었지만 점차 한탄만 공유하게 되는 것 같아, 서로에게 도움이 안 될것 같아 좀 피하는 날도 생겼다. 

     

    불편하고 시간도 걸리는데다 코로나에 조금 더 노출되는 상황이지만, 퇴근이 늦어지면서 한적해진 지하철에서 앉아가며 편안히 독서할 수 있는 상황이 생기기 때문에 좋은 점도 있었다. 복잡한 업무를 귀가하는 동안 독서에 집중했을 때 오히려 머리 속이 정리되었고, 사랑하는 가족와 잠깐이라도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최단 시간은 15분이었다. 손 발 씻고, 양치하고, 옷 갈아입고 바로 아이와 잠들었다. )

     

     

     

    클라이막스 : 아찔한 줌 토론 

     

    7기 시작할 때 이미 걱정이 태산이었는데 홀린 듯이 발제 참여하겠다고 손을 번쩍 들었었다. 아주 무모한 선택이었다. 무슨 일이든 손을 들거라면 제일 먼저 들어야 한다. 그룹에서 마지막 발제자가 된지라, 연말을 화려하게 맞이하게 될 운명이었다. <블루드림스>는 업무와 가장 가까운 책이었기에 잘한 선택이었어라고 희망적인 생각하다가도, 지금이라도 발제 못할 것 같다고 말해야 하는 거 아닐까 라는 부정적 생각 사이에서 혼자 플라시보와 노세보 사이를 오가는 기분으로 발제문을 골랐다. 

     

    결국 줌 토론의 날이 왔고, 아침부터 나홀로 눈치게임이 시작되었다. 오늘만은 칼퇴를 노려보자!! 

    출근하자마자 팀회의를 하고 일을 몰아치려고 했지만, 일은 더디기만 했다. 

    플랜 B로 가야겠다. 퇴근할 수 없다면 다른 사람들을 퇴근 시키고 실험실을 확보해야겠다. 

    그렇지만 출근한지 두 달된 신입사원의 열정은 꺾이지 않았다. 이런... 그렇다면 남은 방법은 나가는 것 뿐이다. 

    핸드폰으로 토론 진행이 될까싶어, 불안한 마음에 얼른 엑셀을 열어서 참여 댓글을 달았던 분들의 이름을 기재하고 출력해서 책 사이에 끼워넣었다. 

    최후의 수단을 써야 할 시간이다. 7시가 다가오고 있었고, 짐을 일단 아무렇게나 싸고 책과 메모지가 있는지 확인하고 회사를 나섰다. 줌 회의 링크에 일단 접속을 하고, 고민을 했다. 길이냐, 지하철 역이냐. 

    지하철 역이면 앉을 곳은 확실하고 끝난 뒤에 집에 가기는 좋겠지만, 지속적인 소음이 문제가 될 것 같다. 

    아하! 아케이드 상가에 트여있는 공간에 벤치형 의자가 좀 있었다. 완전 회사 앞이지만 저녁을 먹을 사람이어도 여기까지 오지는 않을 것 같고, 딱 등잔 밑이 어두운 위치였다. 

     

     아침까지도 발제와 진행을 잘 할 수 있을지 긴장이 되었지만, 서늘한 온도에 몸이 떨리기 시작했고 토론이 이미 시작되어 있었다. 물론 첫 발제문에서는 아주 횡설수설했지만 다른 참여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진정이 되어갔고, 하고 싶었던 이야기도 다시 기억이 났다. 부족한 발제 준비에 할 수 있는 일은 최대한 여러 의견에 대한 공감과 경청이었다. 가끔 건너편에서 쌀국수를 먹던 커플과 눈이 마주쳤을 때 약간 미안함과 동시에 잠깐 말을 잊었고, 그 가게 주방장님이 조리실 문을 열어서 갑자기 안경에 수증기가 낄 뻔도 했던 사소한 위기는 있었다. 많은 분들의 의견을 듣다 보니 꽉꽉 채운 토론이 마무리 되었다. 

     

    정말 다행히도 추워서 손이 계속 덜덜 떨리기는 했지만, 감기는 걸리지 않았다. 

    토론의 열기가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기, 목표다지기

    승, 고민과 흔들림

    전, 덜덜덜 토론의 날

    결, 독서 가능합니다. 

     

     

    솔직히 스트레스가 많은 기간이었다.

    그럼에도 '유연함'을 얻었다. 

     

     

    영화 <와호장룡>에 아름다운 대사가 나온다.   

    진정 강하다고 할 수 있는 것은 강인함이 아니라 부드러운 것  -리무바이 (주윤발 역)

    뭔가를 잡으면 아무 것도 잡을 수 없게 되지만, 잡았던 것을 놓으면 뭐든 잡을 수 있다. - 수련 (양자경 역)

     

     

    7기 내내 서평은 아주 일관되게 지각했다. 

    매일 독서는 실패했다. 

    출퇴근 시간은 독서하고 서평의 개요를 잡는데 쓴다던 환경설정은 깨어졌다. 

    그렇지만, '새로고침'할 수 있었다. 

    꼭 언제 하느냐, 얼마나 하느냐 보다 어떤 일이 있어도 

    독서를 놓지 않지 않겠다고 각인시키는 게 중요하다는 걸 느꼈다. 

     

    다 못 읽을지도 모르고, 지각할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기승전 독서 가능합니다. 

     

     

     

    마무리 : 그래서 달라질 줄 알았지? SHOW MUST GO ON.

     

     

    책을 내내 읽었다고 해서 과연 내가 달라보일까? 

    후광이라도 비치기라도 하는가~ 

    매일매일은 정말 소름 돋을 정도로 똑같다. 

     

     

    어떤 날은 죽어라 힘들었다. 

    그런데도 여전히 읽을 시간도 쓸 시간은 있었다.

    진정 '졸려도 꾸준히', '졸업해도 꾸준히' 라는 말이 이때도 유효해야 하는 구나를 깨달았다.

     

     

    씽크온 7기를 통해 너무 좋은 책을 읽어서

    아주 작은 한걸음이지만 성장했고 성장하고 있다. 

    그건 분명하지만, 아무 것도 달라지지 않았다. 

     

    새해에도 씽크ON8기에도 달린다. 

    무모하지만 새로운 목표도 얹어본다. 

    Show must go 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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