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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평 [볼륨을 낮춰라] 귀를 위해 두 가지는 한동안 잊기로 해요
    1F 책책책 2021. 4. 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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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귀는 밝으니까, 크게 들어도 작은 소리도 놓치지 않고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

    근 10년간 이어폰은 내 필수품이었다.

    스트레스 해소를 하고 싶을 때면, 귀에 가득 채울 음악들이 꼭 필요했다.

    반대로 정말 작은 소리로도 미드를 보고 내가 켜놓은 소리가 너무 커서 시끄럽다던 동생의 잔소리가 생각났다.

    설마 했는데, 이명이 생기기 시작... 한 것 같다.

     

     

    이번 씽크ON8기 중 책의 내용이 가장 충격적이었고 마음이 불편해졌다. 귀는 자극하고 싶지 않다고 해서 선택적으로 듣지 않을 수 없는 기관이었던 것이다. 

     

    "우리는 보고 싶지 않은 것을 쉽게 외면할 수 있지만, 듣고 싶지 않은 것은 쉽게 '멀리할' 수 없습니다. 귀는 가늘게 뜰 순 없으니까요. " (p.329)

     

    물론 눈을 보호하기 위해 블루스크린 차단도 하고 썬글라스도 좀 쓰고, 피부를 위해 썬크림도 쓸 수 있는데 귀에 좋다는 건 귀밝이술 밖에 기억이 안 난다.

     

     

    책을 통해 배우게 되는 충격적인 사실

     

    청력 손실이 시력 손실보다 더 치명적이다.

     

    "침묵과 어둠 속에서 평생을 보낸 후, 듣지 못하는 것이 보지 못하는 것보다 더 큰 고통이란 것을 알았습니다. 듣는 것은 수준 높은 지식과 정보를 얻는 데 필수입니다. 듣기에서 배제되면 실제로 고립되는 것과 마찬가지죠. "  (p.18)

     

    무려 헬렌켈러가 1955년에 한 이야기다. 가끔 다른 생각에 빠져서 다른 사람들을 대화를 바라보고 있는 경우가 있다. 어쩌면 집중에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듣지 못하기 때문에 대화를 동시에 진행하지 못함과 동시에, 저 사람이 나에게 말을 걸어오는 것을 보아도 바로 대응을 할 수 없어 답답한 느낌을 평생 느낀다면 진짜 끔찍하다. 시각장애도 물론 힘들지 않다는 게 아니다. 시각은 비교적 훈련을 통해서 다른 감각으로 대체가 가능한 면이 많다고 하면, 청각은 다른 것으로 보완되는 정도가 낮다는 것이다. 

     

    "귀의 감각세포는 겨우 15,000개 정도로, 뇌의 뉴런은 말할 것도 없고 눈에 있는 간상체와 추상체보다 훨씬 적죠. 그리고 신경세포는 약 4만개밖에 되지 않는데, 이것은 시신경에 있는 몇 백만 개의 세포에 비교하면 놀라울 정도로 적은 수입니다. 그리고 신경세포는 약 4만 개 밖에 되지 않는데, 이것은 시신경에 있는 볓 백만 개의 세포에 비교하면 놀라울 정도로 적은 수입니다. 그런데 이 세포들은 당신의 평생을 책임져야 하죠. " (p.67)

     

    귀지는 파지 않아도 되는 거였다. 

     

    "귀지(earwax)는 왁스(wax)가 아니다. 귀지는 외이도를 따라 흐르는 분비물과 죽은 피부세포, 그 밖의 자질구레한 것들로 구성된 끈적이는 물질이다. ... 중략... 일반적인 상황에서 귀지는 우리가 씹고 삼키고 다른 자연적 행동을 하는 동안 공기 중으로 이동해 떨어져 나가므로 특별히 관리가 필요하지 않다. " (p.123)

     

    전도성 난청 챕터에서 귀지를 굳이 관리해서 전도성 난청의 지름길을 걸을 필요가 없다는 걸 알았다. 책을 다 읽지도 않았는데 벌써 일상적인 습관을 바꿔야 할 시점임을 알았다. 여러 가지 자극에 대한 통제력과 자제력을 갖추려고 노력했었는데, '소음에 대한 자기 통제력'을 갖춰야 할 때다. 무엇보다 건강이 우선이니까. 

     

     

    우리 잠시 헤어져요, 귀지, 그리고 안들리는 컨텐츠

     

    어렸을 때 엄마가 무릎에 누워 귀지를 팔 때면, 난 귀지가 별로 없고 깨끗하다고 해서 아쉬웠었다. 이 이야기를 하면서 감정에의 호소로 아들에게 귀 청소를 해준다며 조르기도 했다. (귀지가 너무 많다 못해 고막에 붙어있어서 감기 걸렸을 때 중이염인지 봐준다던 의사 선생님이 한 쪽 보다 포기하셨는데, 귀지가 아니라 거의 검은콩 2개가 나왔었다. 더러움 죄송. 그 정도 큰 귀지여도 의사 선생님은 아무렇지 않았으니, 괜히 내가 밀어넣지 않도록 파지 말아야겠다. )

    하지만 이 책을 접하고 나서 공식적으로 아들에게 선언했다. 엄마는 너의 호흡을 위해 코는 풀어주겠지만, 더이상 귀지를 파지 않겠다고. 안들리는게 아닌 이상, 너의 귀지를 허하노라. 땅땅!!

     

    그런데 선언하고 거진 2주차. 파지는 않지만 습관적으로 보게 되는 아들의 귀지, 손을 안 대도 너무 깨끗한 (내) 귓가... 정말 귀지가 없어.. 혹시, 귀가 더 아픈가? 설마..? 이제보니 귀지가 많이 나온게, 이어폰을 너무 써서 귀가 힘들었다는 반증인가.

     

    전세계인 평균에 발 맞춰 유투브를 많은 시간 사용하다보니, 의외로 방송사의 레전드 클립 영상들이 유리하다고 느꼈다. 기본적으로는 검색 알고리즘을 통해 추천을 따라서 보지만, 많이 사용하다보면 구독하는 채널의 컨텐츠를 나눌 때 소리로 인식하게 된다. 방송사 영상들은 소리가 아주 깔끔하고 커서 더 귀에 쏙쏙 들어올 수 밖에 없다. 그런데 내용이 좋아도 일부 개인 유투버들의 영상은 (유명한 채널인데도) 소리는 깔끔한 것 같아도 지하철 같은 소음 속에서는 볼륨을 올리지 않을 수 밖에 없었다. 그 동안은 순간적으로 소음을 이겨보겠다고 볼륨을 올리기에 바빴는데, '나중에 볼 영상' 목록에 추가해두고 이어폰을 빼는 쪽으로 선택하려는 노력을 절실히 해야 할 것 같다. 

     

    귀를 보호하기 위해 선택해야 할 것, 귀를 덜 혹사시킬 이어폰과 보호장비

     

    아이가 태어난 이래로 내가 산 이어폰만 10개가 넘는 것 같다.  아이를 보는 짬에 혼자 시간이 얼마 없으니 도둑질하듯이 듣는 것은 나혼자 미션임파서블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떨어트려서 단선되는 일이 파다했고, 아이가 품에서 잠들었거나 나를 움켜쥐고 있다든지 도저히 움직이면 깬다 싶을 때에는 꼼짝않고 내 손 닿는 범위 안에 핸드폰과 이어폰이 있어야 했기에 싼 이어폰을 서너개씩 사서 여기저기 널어놓았다. (이 때 책도 다시 잡기 시작했지만, 이어폰이나 핸드폰 조차도 못 챙기는 시점에 상대적으로 부피가 큰 책을 집안 여기 저기 놔두면 보이지 않는 손이 나타나서 깔끔히 치워주고는 했다. ) 

    지금도 책상에, 가방에, 침실에 여기저기 있는데, 양보다 질을 추구할 때인가 싶다. 저가 커널형 이어폰을 쓰다보면 금새 고장나서 한 쪽만 끼는 일도 많았는데 정말 버려야할 습관이다. 

      

     또, 실험실에서 소음이 커도 혹시 기계음 같은 걸 못 들어서 바로 반응을 못할까봐 굳이 보호장비를 쓸 필요성을 못 느꼈었다. 주로 시약의 냄새나 증기에 대한 위험 위주로 안전장비를 생각했는데 구비된 장비를 확인해보고 제대로 갖춰놓을 수 있도록 신경써야 할 것 같다. 독서 후 인용된 도서나 추천 도서, 영화 등을 구입한 적은 많았지만, 컨텐츠 이외의 물건을 사는 소비로 이어지는 낯설고 미묘한 경험을 하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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