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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슬기로운 스마트폰 생활, 문유숙 저] 디지털 양육의 빈칸이 채워지는 느낌1F 책책책 2021. 5. 7. 18:54반응형
부모 교육의 중요성과 필요성
아이를 낳고 나서 처음 '복지가 많이 갖춰져 있구나' 라고 느꼈다. 의료부문에 대해서는 워낙 연령대를 불문하고 공감하는 편이겠지만, 국가 차원에서 영유아를 돌보는 과정에 대한 케어나 교육들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준비된 것이 많았다. (물론 부모의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그래도 정보 노출이 많이 되고 있다고 느꼈다)
교육열이 높기로 유명한 한국이라 유치원-초중고교까지 여전히 정보는 넘쳐난다. 하지만, 돌 미만의 아이를 돌보던 시기에 '부모 (내지는 조부모교육)'의 비중이 절대적이라고 느껴졌다. 그 시기의 아이는 혼자서 무얼 할 수 없으니 그렇다고 하면 할말이 없지만, 갑자기 어느 순간엔가 '자기주도 학습' 같은 표현이 나오면서 부모의 역할이 확 뒤바뀌는 느낌이 들었다. 아이를 대하는 방법부터 씻기고 먹이는 방법 하나하나 배우고 잘하려고 노력하는 '성실한 뉴비 부모'에서 어느 덧 공부하나 안하나 지켜보는 '감시자형 부모'로 돌변하는 것 같은 건, 나만의 착각일까?
물론 지금 연령대를 위해서도 부모 교육이 없는 건 아니다. 단지 이전처럼 어느 부모나 접할 정도로 보편적이지 않고, 그만큼 찾는 부모만 접한다. 시간이 지나면 아이들의 디지털 노출도가 부모의 태도에 따라 격차가 점점 커질 수 밖에 없다. 교육을 받지 않았어도 대부분 상식적으로 영아 시기에는 스마트폰을 스스로 자제해보기도 하고 아이에게 마구 보여주지 않는다. 하지만 부모도 사람인지라 점차 아이 앞에서도 스마트폰을 보는 모습을 많이 보이게 된다. 그래서 아이들 교육만큼이나 부모 교육을 보편화 시키는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절실히 든다. 개인적으로는 영유아 검진을 할 때 같이 묶어서 부모들도 상담과 교육을 받을 수 있게 한다면 좋지 않을까 싶다.
'하지마!' 대신 '어떻게'를 알려드립니다. 구체적으로~
아이가 유치원에 들어가면서 본격적으로 또래와 어울리기 시작했다. 달다구리 간식도 많이 접하게 되고, 더 큰 형아들 따라 위험한 장난도 거침없이 한다. 눈 깜박할 사이에 스마트폰 사달라고 하는 나이가 올텐데, 무조건 막는 건 답이 아님을 알지만 내 경험만으로만은 막연했다.
책을 읽고 나니 디지털에 대해 비교적 많이 안다고 생각했는데, 낯선 부분들이 있었다.
아이에게 알려주려면 역시 엄마도 공부해야 하는구나를 느끼게 된다. 스마트폰의 역사를 줄줄 꿰서 아이를 질리게 할 필요는 없지만, 공감대를 형성한 다음에 권위있는 부모가 되기 위해서는 스마트폰을 아이보다 더 많이 배우고 쉬운 말로 재해석해서 설득하는 연습을 해야하겠다.
책의 내용이 어렵지 않을 뿐 아니라, 실생활 속 구체적인 사례가 많아서 적용해보기도 쉽다. 장기적으로 실천해야 하겠지만, 읽자마자 실천해봄직한 내용도 충분하다. 스마트폰의 과도한 사용은 비단 청소년의 문제만도 아니다. 부모, 조부모 뿐 아니라, 20~30대의 삼촌, 이모들에게도 조카를 위한 것인 척하며 같이 읽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책을 읽으며 밑줄 쫙~친 내용들은 저~~ 아래에
엄마,아빠부터 노력 중
자기계발에 다시 박차를 가하면서 책을 많이 읽으려고 하다보니 가족들도 조금씩 호응해주니 대체로 디지털 중독도가 낮은 편이다.
아이는 나한테 유투브를 찾지 않는다.
유투브 담당은 할머니이시다. 등원할 때 급하게 준비하다 보면 달래는 용도로 10분 정도의 영상을 보여주시기로 정해놨다. 조부모들께 아이를 부탁드리면 내 욕심을 포기해야 할 때가 있다. 제한을 두지 않았으면 더 편했을텐데지만, 부모들의 의견에 동의하고 따라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엄마 핸드폰을 빌려가면 주로 글쓰는 메모장이나, S펜으로 그림 그리기를 한다.
최근에 스마트폰 쓰는 기술이 늘으셔서 먼저 체험해보고 보여줄지 말지 결정하려고 설치해놨던 레고 듀플로 기차 앱을 찾아내 버렸다. 완전 보물창고를 발견!! 가끔 시간을 제한하고 하게 해준다. 다행히도 아직까진 자제력 있게 활용하는 중.
피할 수 없다면, 잘 쓰게 도와주자
요즘 같이 컴퓨터나 다름 없는 스마트폰이 아니였지만 엄마가 되기 이전에 피쳐폰-3G폰을 거치면서 게임으로 시간을 탕진해봤다. 지나고 보니 그 시간이 아깝긴 했지만, 분명 게임에서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영어 단어를 게임을 통해서 배우면 반복해서 보니 단번에 외울 수 있었고, 수치로 캐릭터의 성장을 명확히 볼 수 있으니 전략도 세우게 되고 레벨이 올라가면 성취감도 느낄 수 있었다. 게임의 장단점을 모두 알고 있으니 나중에 아이가 게임을 한다고 무조건 노노 하지는 않을 것 같다. 하지만 부모의 경험 밖으로 아이가 나갈 때를 대비하기에 도움이 될 책이다. 정말 책은 최고의 간접경험을 제공해주는 것 같다.
식당에 가면 음식 주문할 때부터 계산하려고 일어나는 순간까지 무언가 보고 있는 친구들이 있다. 그런 걸 생각하면 티비도 진즉에 고장나버렸고 (현재는 다섯살이 노래 부를 때 본인의 모습을 모니터링하는 용도의 거울 역할 밖에 못하고 있음) 디지털에 많이 노출된 편은 아닌 것 같다. 그럼에도 유투브에서 나오는 '새로운 ㅇㅇ 영상을 보고 싶다면 구독, 좋아요를 눌러줘~' 하면서 똑같이 따라하는 아이를 보면 진짜 포노사피엔스 시대의 아이를 억지로 못하게 막을 게 아니란 생각이 든다. 강연으로 남앞에 서는 건 하나도 안 무서운 김미경 강사님 조차도 '구독, 좋아요'는 입에 안 붙어서 못하겠다고 하시는데 이 아이들은 스스럼 없이 할 수 있는 걸 보니 말이다.
조금 더 크고 스마트폰에 너무 많은 관심을 보인다면, 크리에이터 체험을 시켜보는 게 어떨까 싶다. 아이들마다 성향이 다르니 요즘 초등학생들 선호 직업 1위가 '유투버'라고 해도 정말 유투브를 하고 싶은 아이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직업 체험을 해본다고 가정할 때 엄마 아빠의 세대는 사전에 나올 것 같은 '소방관', '경찰관' 같은 걸 생각했다면 (물론 우리집 유치원생에게는 여전히 핫한 직업이지만), 지금 아이들에게는 '유투버', '인플루언서', '크리에이터', '스마트폰 개발자' 같은 직업이 먼저 나올 수도 있다는 걸 -머리 말고-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20쪽) "자녀 세대의 용어를 알고 이해하려는 노력은 하되 따라서 쓰지는 마세요!"
24쪽) '중독' 말고, '과의존'으로 표현 바꿔보기
32-33쪽) 갈등상황에 엄마/아빠의 대화법
-> 실천이 어렵지만, 문장 그대로 역할극을 한다 생각하고 소리 내서 읽어보면 도움이 될 것 같다. 외우면 혹시 저절로 튀어나오려나?
55쪽) 분노 다스리기 중, '담담하게 반응하기'
차분하고 낮은 목소리로 "네가 진정하고 말할 수 있을 때깢 기다릴게. " 라고 한 뒤 침묵을 유지하세요. 걱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는 것 괜찮습니다.
-> 엄마아빠가 아이 모습에 당황하거나 지나치게 부정적이고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는 건 돌이나 청소년기나 모두 좋지 않은 것 같다.
56쪽) 분노 다스리기 중, '분노를 적절하게 표현하는 방법 알려주기'
가끔 연습할 때는 적정 수위를 잘 지키던 아이가 실제 상황에선 "화가 나서 다 죽여버리고 싶어!" 등 거친 표현을 스기도 합니다.
- 깜짝 놀란 나머지 "그럼 안되지!" 라고 하면 (X) 험악한 말에 숨은 의미 해석해주기
- "다 죽여버리고 싶을 만큼 화가 많이 났구나?"
->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 중 부정적 감정 이름 붙이기와 비슷한 맥락인 것 같다.
58쪽) 디지털 리터러시 (Digital literacy)
1997년 폴 길스터의 저서: 디지털 기기를 올바로 사용하는 능력
최근: 디지털 기술을 대하는 바른 태도와 건강한 마인드 기르기, 창의적인 문제 해결 능력 향상, 디지털 역량강화 까지 확장된 개념
96쪽) 제2언어를 배우는데 필요한 능력
-> 어른도 외국어를 습득할 때 4가지 항목의 균형을 적용가능할 듯
115쪽)
팝콘 브레인 vs. ADHD
-> 낯선 용어였음. 같은 개념이 아닌데, 막상 접하면 헷갈릴 것 같다.
관련해서 추천(하고 싶은데... 절판된) 도서...의 짧은 리뷰
<로그아웃에 도전한 우리의 겨울>
예전 글이라 부끄럽지만... 책이 절판되었다니 공유해본다 ㅎ
https://m.blog.naver.com/overburning/100155224895로그아웃 한번 해보시지 않을래요?
로그아웃에 도전한 우리의 겨울 수잔 모샤트(Susan Maushart), 안진환, 박아람 | 민음인 | 20120213 평점...
blo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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