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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평 & 적용하기 [초등 첫 그림 수업] 어린이 그림도 아웃풋이 중요해
    B1 엄마로 살기 2021. 8. 5. 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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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책~ 두둥!! 


    미술 수업 책을 집어든 이유


    아이가 유치원에서 슬슬 어려운 단어도 접하고 (얼마 전에는 기능별 배에 대해 배웠다고 컨테이너, 유조선 같은 단어를 써서 놀랬다) 한글과 영어*도 조금씩 배우기 시작한다. 글씨라는 건 어디에나 있고 영어는 굳이 원서가 아니여도 여기저기 조금씩 있다보니 궁금해하는 것만 알려주어도 충분히 도와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했는고, 보통 간섭하기보다 자유롭게 두는 편이라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영어는 부모의 의향이라기보다는 맞벌이 관계로 방과후과정반을 택하다보니 무언가는 과정을 골라야 해서 선택하게 된 부분이다. '결국 배우게 될꺼 별도의 학원 아닌 유치원에서 배우는 게 나을지도 모르지'라는 다소 안일한 태도로 현실적으로 필요해서 선택하고 있는 안이다. ㅜㅜ )

    그런데 그림을 그리는 걸 보면서 약간의 지도 또는 도우미가 필요하다고 느껴졌다. 요즘 엄마나 아빠든 원치 않아도 한글 네이티브고 영어를 고등학교까지 다니면서 최소 4~5년 이상 배우게 되지만, 그림은 그 정도로 연습해본 적도 없고 가끔 아이가 그려달라는 것들은 상상을 초월한다 (ㅎㅎㅎ) 아이가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해서 끄적인 스케치북들이 늘어나고 있다. 어릴 때 스스로는 그림을 잘 그린다고 신나고 좋아할 때 더 북돋아주고 싶은데 좋은 방법이 없을까 고민되었다.

    어설프게 아이의 그림에 손을 대는 것 아닐까 싶어서 고민하다가 2가지를 생각해봤다. 하나는 아이와 전시회를 같이 가서 새로운 그림을 보고 접하는 게 해주는 것과 두번째는 엄마가 직접 이야기하는 것보다 책으로 일종의 '미술 과외 쌤'을 초청하는 방법이었다. 그래서 아이와 맥스 달튼의 전시에도 함께 가보고, 이 책도 찾게 되었다. 책의 시작에 저자가 당부하는 세 가지 부탁의 말씀 부분이 기존에 생각해 온 방향과 잘 맞아서 잘 골랐다 싶었다!


    "잘 그렸어"가 아니라 "좋은 그림이야~"라고 칭찬해주세요
    아이의 작품에 손대지 말아주세요
    결과가 아니라 노력을 봐주세요

    두 가지는 나름 지키려고 했던 것 같은데 워낙 잘했고 못했고를 가리는 어른이 되버려서 "좋은 그림이야" 라는 표현은 못 해준 것 같다. 벌써 5년차이지만 역시 육아 실전은 너무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양육서들에서 조언해주는 말 표현은 읽고 연습을 하면 정말 도움이 된다. 어른에게는 습관 교정 정도로 느껴질지 모르지만, 아이에게는 고운 말 습관에 더해서 건강한 심리를 갖게 해주는 효과까지 주는 것 같다.

    간장이나 소스로도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말에 ... 바로 드시던 요거트를 칠하는 쎈쑤 ㅠㅠ

    꼼꼼한 기본 요리책 같은 '그림 비타민'


    요리책을 사면 너무 맛있을 것 같은데 재료가 집에 없는 것들을 사용하는 경우가 은근히 있다. 하지만 이 책에서 제안하는 것들은 그렇게 어려운 것이 없다. 오히려 엄마의 노력이 필요한 책이랄까.

    아이가 어려서 활용도가 낮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딱히 그렇지도 않았다. 형태나 그림자, 원근법에 대한 부분은 어려울 것 같아 아이가 넘기는 속도대로 읽어주었지만 전체적으로 관심이 높았다. 1~2 학년, 3~4학년, 5~6학년에 맞춘 반응 정도를 페이지 한 쪽에 표시해주어서 가정에서 부모가 지도할 때에도 자칫 너무 과하게 강요하지 않도록 한 부분이 좋았다. 혼자 먼저 책을 훑어보면서 학년 표시를 볼 때는 당연하게 느껴졌지만, 읽어줄 때는 순간 아이가 어려워해도 그대로 읽어주려는 엄마의 욕심이 불쑥 올라오는 때가 있었다. 저자인 미노오카 료스케씨가 어린이 미술 교육을 오래해 온 분이라 그런지 엄마들 교육도 한 번에 해주시는 노하우를 발휘한 부분이 아닌가 싶었다.

    좋은 점


    1) 5살도 따라할 수 있는 내용이 잔뜩

    55가지 그림 비타민 중 아이가 가장 마음에 들어했던 내용은 '붓 아닌, 다양한 재료로 그림 그리기'였다. 금새 흥미를 잃을 줄 알았는데 다음 날도 일어나자마자 또 그림 그린다고 하기도 해서 놀랐다. 아이나 어른이나 좋은 동기부여는 행동의 밑거름인가보다. 집에서 찾아서 시도해 볼 수 있는 재료는 모두 해봤는데, 넓은 면을 칠할 수 있는 롤러를 시도해보고 싶다고 하는데 ... 고체물감 밖에 없다는 핑계로 살짝 피했는데 조만간 같이 해봐야 할 것 같다.

    실, 솜, 나무젓가락, 면봉과 며칠 더 일찍 용도가 바뀌어 버린 칫솔까지 총출동



    2) 초등학생 고학년까지도 필요한 기법들
    원근법, 형태 잡아 그리기, 그림자 등 엄마가 직접 말로만 알려주고 직접 그려서 못 보여줄 요소들이 엄청 간단하게 두 페이지씩 나와있는데 간단한데 설명이 잘 되어 있다. 적절한 가이드가 얼마나 중요한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잠깐 보고 잊어버리는 책이 될 줄 알았는데, 책 안의 기법을 여러가지 해보는 동안 계속 아이가 계속 찾는 책이 될 것 같다.

    눈코입 스티커를 재미있게 붙이던데, 이건 조금 도와주면 5살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3) 기법만이 아닌 무엇을 그릴지 물어봐주는 책


    뒤쪽으로 가면서 형태, 촉감이나 원근, 그림자, 주제를 강조해서 그리기 등은 5살에게는 아직 어렵기는 했다. 하지만 마지막 아이디어 부분은 정말 그림을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최고로 추천하고 싶은 부분이었다. 어릴 때는 신체활동이나 미술, 연주 같은 예체능류의 사교육을 많이 시키지만 어느 순간 입시가 얹어지면 아이들이 즐겁지도 행복하지도 않은 시간이 되는 것 같아 약간 거부감이 있다. 그런데 관심사를 찾아 그림으로 그려보면서 무언가를 만들어갈 수 있는 질문들이 뒤쪽에 실려있어서 단순히 그림 그리기가 아니라 아이들의 사고확장에 도움을 줄 수 있게 짧은 페이지에 간결하게 잘 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 전 맥스달튼 전에서 단면을 그린 그림이 많아서 아이랑 같이 이야기해볼 수 있었다. ^^





    아쉬운 점: 원문에 충실한 한글화 작업



    전반적으로 좋은 책이라고 생각하는데 일부 번역이 아쉬웠다. 재료라든가 일부 배경에 일본어가 작게 보이는 것이야 어른들 기준에서는 일본 저자이니 크게 신경쓰지 않겠지만, '그림 끝말잇기'는 내용상으로도 한글에 맞게 수정해주었어야 하는 것 같은데 그대로 실린 것이 아쉬웠다. 일본어 기준으로 되어 있으니 저리를 아무리 짜내어봐도 설명해줄 수 없어서 고민하다가 '버스 -> 스키' 부분을 찾아서 설명해주니 이해하고 난 뒤에는 너무 재미있어 했다. 오히려 일본어로 처음 '끝말잇기'를 배우게 된 엉뚱한 상황이었다. 그 다음부터 조금 심심해지면 '끝말잇기'를 하자고 한다. 룰은 5살 세상에 알려진 단어 내에서 해야 한다 정도?!

    아는 단어 & 엄마가 그릴 수 있는 한계에서 '그림 끝말잇기' 


    어른의 취미 미술 수업을 들을 때도 가끔은 종이의 종류나 파스텔, 색연필 종류 같은 것은 세분화 되어 있을 수록 무엇을 찾아 그려야 할지에 진을 빼서 진입장벽이 높아지는 경험이 제법 있었다. 제품을 언급하지는 곤란했을 수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지만, 아이들을 지도해주기 위해서는 조금 번역되는 언어에 맞춰서 일부 추가하거나 수정되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

    어린이에게도 중요한 '아웃풋'


    처음에는 아이의 흥미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재미 요소를 찾아서 같이 읽었지만, 5살 눈높이에 무얼 더 전달할 수 있을까 하고 혼자 완독해 본 이 책은 은근히 '철학적'이다.
    수달 선생님과 함께 하는 그림 수업에 대한 내 한줄평은
    '이건 그냥 그림책이 아니야!!!' 다.
    프롤로그(?)는 수달 선생님이 그림을 잘 그리고 싶은 친구들의 입장에서 원하는 바를 물어본다. 잘 그리고 싶다, 생각한대로 그리고 싶다, 다른 친구보다 잘 그리고 싶다 등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바라는 게 무얼까 생각해보게 해준다. 그런대로 예상되는 도입부이였다.


    그런데,
    에필로그가 생각지도 못하게 감동적인 데가 있었다. 어려운 부분은 설렁설렁 읽어주며 아이가 넘기게 두었는데, 마지막에 페이지 전체가 카툰식으로 나오니 아이가 좋아해서 내용을 읽어주었다. 그런데 갑자기 수달 선생님이 해우소에 다녀오셔서 깜짝 놀랬다. 먹으면 싸듯이... ㅜㅜㅋㅋㅋ 눈으로 보고 들은 것들을 배출해야, 즉 '아웃풋'을 내야 한다는 어른에게조차 쉽지 않은 은 이야기를 하시다니 아주 깜짝 놀랬다. 그나마 아이가 음식을 먹고 영양분으로 흡수된다는 풀이를 받아들이는 듯 했지만, 이건 책을 읽었으면 엄마가 아이가 그림을 그리게 도와주라는 충고로도 들렸다. 어느 부분에 감명 받으셨는지 모르겠지만, 확실히 5살에게도 영감을 주는 책이었는지 일어나자마자 그림부터 그린다고 하니 그림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엄마가 홈스쿨링할 때 도움을 많이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이제 겨우 사람 형태를 그리는 친구인데, 계란, 야채, 당근, 포도 ㅋㅋㅋ 를 넣은 햄버거를 그려서 놀람!! 






    * 이 서평은 '디지털감성 e-book 카페' 이벤트를 통해 받은 책을 읽고 쓴 솔직한 리뷰입니다*

    #그림 #초등첫그림수업 #미노오카료스케 #서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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