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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민국 돈의 역사] 왜 부모님은 절대 주식은 하는 거 아니라 하셨을까
    F3 책책책 2023. 9. 6.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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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른들은 절대 주식은 하지 말라셨어
     

     

     
    자본주의 사회 안에서 자랐지만 정작 돈에 대해서 천둥벌거숭이인 채로 성인이 되고 사회에 나왔다. 왜 그럴까 싶어 생각해보면, 우선 알뜰살뜰 큰 어려움 없이 키워주신 부모님 덕분이 가장 크다. 그런 환경 안에서 돈은 쓰기고 모아보기도 하면서 부모님을 따라 절약 하는 것은 비교적 쉽게 배웠다. 그러나 부모님께 물려받은 유산이 하나 더 있었으니 '주식'은 사업, 도박과 함께 손대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배웠다.
    자본주의 안에서 어쩌면 부를 일구기 위한 수단으로 필수일지도 모르는 투자 수단 3가지가 마치 3대 악인 듯이 이야기 하셨던 것이 자라서 되돌아 보니 이상하다기 보다도 의아했다. 부모님들이 그런 생각을 가지실 법한 개인적인 사례들을 분명히 보셨거나 겪으셨기에 손실회피 경향을 보이는 것이 납득이 갔다. 누구나 직간접적으로 체험한 것을 기반으로 판단하게 되기 마련이니까.
    그렇지만 묘하게 '주식은 하는게 아니야' 라는 문장은 너무 다수의 사람들이 불변의 사실인냥 이야기 하는 것이 참 의아했다. 설마 윗세대는 모두 주식으로 돈을 잃었단 말인가?
     
     
     

     

     

    직원들은 모두 코인에 투자해봤다 했어
     
    요즘 사람들은 뭐라고 할까?
    너무 많은 사람들, 거의 모든 사람들이 주식을 한다. 국내 만이 아니라 해외 주식까지도 한다. 한 술 더 떠서  주식보다도 위험한 코인에 까지 돈을 넣는 사람들이 너무 많이 있다. 너무 신기할 정도로 자산 관리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까지도 한번은 해보는 코인 투자를 하며 차트를 들여다보는 모습을 보면서 '손대지 말아야 할' 위험한 것, 그게 바로 코인이 아닐까 싶었다. 젊은 패기와 널뛰는 위험 자산 간의 어떤 비밀스런 연결고리라도 있는 건지, 유독 젊은 직원들이 코인에 더 관심이 많았다. 그러면서 왜 제일 위험한 코인부터 해보게 된 거냐고 물으면 유망한 코인에 대해 이야기 보따리를 푸는 이가 있는가 하면 '이건 24시간 할 수 있어요. ' 라고 하는 이도 있었다. 맙소사!
     
     
     
     
    투자 고수들은 모두 과거를 알아야 한다 했어
     
    이렇게 일상에서 사람들이 돈을 투자하는 방식을 보면서 사람들의 '돈과 투자에 대한 심리'란 참 오묘하다란 생각만 했었다. <대한민국 돈의 역사>를 읽으면서 사람들의 돈에 대한 태도는 자산의 종류가 바뀌고 투자의 환경이 바뀌는 세월 속에서 계속 반복되었음을 배운 듯한 기분이 들었다. 책을 덮는데 퍼뜩 누군가 부동산의 역사에 대해 공부하라고 했었더라 싶어 책장을 뒤적거렸다. 그 중에 읽다만 <책으로 시작하는 부동산 공부> (블로거 레비앙 저) 중에서 '역사를 알면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 했던 챕터를 찾았다. 부린이라 집어들었건만 왜 이리 옛날 이야기를 많이 하고 참고 자료와 표가 그리 많은지...  '부동산 투자도 역사도 알아야 하는구나. ' 지끈 거리는 머리를 두드리며 고이 모셔둔 책이었다. 그 장에서 절판되었으나 읽으면 우리나라 기존의 부동산 정책과 역사를 이해할 수 있어 추천한다 했던 책이 있었는데 호기심에 <대한민국 돈의 역사> 주석을 비교해보니 5번이나 인용된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새삼 한 권의 책에 얼마나 귀한 지식들이 담겨있는지 감사한 마음이 들 뿐 아니라, 정말 역사의 흐름을 아는 것이 투자에도 필요한 공부란 사실을 마음 한 켠에 꾹꾹 눌러 담았다.
     
    개인적으로 투자 성향을 진단한다면 비교적 공격적인 투자를 해볼 의향도 있는 투자자이지만, 앞서 언급했듯 사람들의 공격적인 투자 방법에는 식겁하는 일이 더 많았다. 체감적으로 그런 게 '버블'이려니 생각은 했지만 과거의 버블에 대해서 살펴본 적이 없었다. 그러다 '1978년 건설주 붐' 부분에 이르러서 버블에 대한 설명 부분에서 절로 무릎이 쳐지면서 짜릿한 기분이 들었다.
     
    "왜 한국 주식 시장은 1973년부터 폭발적으로 상승했는가?
                    그 답은 버블, 즉 주식 시장의 거품을 유발하는 세 가지 요소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산소, 열, 연료의 3요소가 결합할 때 불이 붙듯,
                     자산 시장의 거품은 시장성과 신용(돈) 그리고 투기라는 3요소의 결합으로 발생한다. " (271쪽)
     
     
    시장성이란 결국 접근성이 좋아지는 걸 뜻한다. 어려서 주식의 존재도 모를 시기에도 주식 시장이 있었고 투자자들은 증권 객장에 직접 가거나 PDA 같은 기기가 없이는 실시간으로 투자를 할 수 없었다. 실질적으로 투자하는 방법과 접근이 어려웠다. 성인이 되었을 때는 HTS란 시스템이 나와있었지만, 그것 또한 지금처럼 휴대 가능한 노트북이 많아지기 전이었고 인터넷 연결을 어디서나할 수 있을만큼 용이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MTS가 나오면서 잠깐의 시간만 내면 일과 중에도 투자가 용이하다. 은행 거래 중에도 비대면으로 가능한 것들이 많아져서 실제로도 은행의 지점들이 많이 축소되고 있다. 게다가 해외 시장의 거래도 가능한 곳이 늘어났고, 코인까지 포함하면 24시간 투자 가능한 시대가 도래했다. 이렇게 점차 시장성이 좋아져 왔다는 사실이 기억 속에 조각난 채로 흩어져 있던 것이 1960-70년대의 주식시장의 변화를 읽으면서 연결지어 생각할 수 있었다. 
    책에서 코인 시장을 언급하시지는 않지만, 코로나로 인한 양적완화로 시장에 통화량이 증가하고 저금리가 유지되면서 여러 성장주이 부각되고 공모주마다 따상을 외치는 시기와 코인의 유행도 얼추 겹쳐진다. 이미 많은 돈이 투입되고 투기의 분위기에 맞물려 과열 양상일 때 마침 시장성이 좋아 접하게된 자산을 만나면, 공부하기 보다 빠른 수익을 얻고 싶은 심리에 편승해 시작부터 투자 아닌 투기에 동참하게 되는 것 같다. 버블의 3요소에 코인이 들어맞았다는 걸 알고 나니 그동안 사람들과 나누고 의문이 들었던 대화들이 소화가 된 기분이다. 
     
    한편, 근 50년 사이에 사회적-제도적 측면에서도 참으로 개인이 투자하기 좋아진  환경이 감사하게 느껴졌다. 요즘 같이 심사를 받으면서 IPO를 시험 보듯이 해야 하는 현재와 달리, 정부 차원에서  강제로 상장을 시키기도 하고 사채를 동결하기도 했다니 정말 놀라운 이야기다. 우량 기업이 상장되었지만 정부의 상장 촉진으로 뒤 이은 부실기업들의 상장이 이어짐에 따른 투기판으로 변질되어 주가가 반토막도 아닌 1/4 혹은 그 아래로까지 폭락했다니... 한국은 주식 시장도 '빨리빨리' 한 사이클을 해치워버린 것 같다. 2023년에서 보아도 당시에 투자를 한다면 이런 거품 같이 펑 터질 듯한 주식이란 위험자산은 고려도 하지 않았을 성 싶다. 자산의 자체의 특성도 안정적이고 실물이 존재하는 부동산 또한 쭉쭉 상승해왔으니 부모님 세대에 강남 땅을 못 산 걸 후회하실지언정 삼성전자를 못 산 것을 아쉬워 하시는 분은 상대적으로 적은 게 당연할 것 같다. 대부분 직접 경험에 한 것 너머를 보기란 어려운 것이 일반적이기에 역사를 배우는 것의 의미 또한 되새기게 된다.   
     
     
     
    똑디 바라보자, 또 어떻게 반복되는지.
     
     
    홍춘욱 박사님이 어려운 용어조차도 너무 알기 쉽게 풀어주시는 눈높이형 저술 실력 덕분에 경제 이야기라기보다  옛날 전래 동화를 듣는 듯한 기분이었다. <팩트 풀 니스>에서도 이야기 되듯이 우리가 사는 동안에는 너무 힘들고 허덕이는 것 같지만, (아마도 환경을 제외한 대부분의 측면에서) 점차 좋아지고 있는 세상 속에 살고 있다는 걸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한 때 유행했던 헬조선이란 평가는 너무 박한 표현이었다는 걸 느낀다. 이번 책을 통해서 개인이 보다 자산을 적극적으로 증식시킬 수 있는 시기에 태어난 것을 한 번 감사하게 되었다. 기껏 해봐야 IMF 직후에 취업 안한 걸 다행으로 여길 수 있었던 역사 무지랭이, 경알못에서 살짝 빗겨날 수 있게 해주신 저자 홍춘욱 박사님께 너무 감사드린다. 만약 누군가 경제 또는 투자에 대해 책을 추천해달라고 한다면, 아이가 한글을 완전히 혼자 읽을 수 있는 시점이 오면 이 책을 쥐어줄 것 같다.
     
    호기심 많은 성격에 대학생 적에 갓 신생 증권사였던 키움증권 주최의 강연에 가보고 국내 펀드에 적립식으로 돈을 꼬박꼬박 넣어보던 것이 투자의 시작이었다. 투자를 안다고 할 수준도 아니고, 나이도 많다고 할 수 없지만,  투자에 관심 가진 이래로 갑자기 엄청나게 도망가지 않고 소액이라도 계속 시장과 경제에 관심을 끊지 않았다는 일이 투자 측면에서 제일 잘한 일인 것 같다. 경제는 생활과 밀접하지만, 그 광범위함이 공부할 엄두가 나지 않는 면도 있었다. 그리고 어떤 분야를 배우기 위해서는 좋은 선생님의 가이드가 있고 없고는 절대적인 차이가 난다고 생각하는데, 보다 현명한 시장 참여자가 될 수 있는 좋은 교과서를 만난 기분이라 너무 기쁘다. 이제는 직접 겪은 짧은 시기보다 더 넓게 과거의 경제를 이해하면서 접하게 되는 새로운 사건마다 책 속에 내용과 견주어 보면서 역사를 내 것으로 소화해내야겠다. 한 걸음 더 나가야겠다. 휴우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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