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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심리학] 나의 비밀친구에게1F 책책책 2024. 5. 13. 13:32반응형때때로 난 다소 비밀스러운 사람이란 말을 듣고는 했다.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들어주기 때문일까도 생각해봤지만, 당시 대학을 다니며 누구보다도 같이 시간을 많이 보내고 이야기를 많이 나눈 친구였기에 내 소통 방식에 문제가 있나 라는 생각까지 들었다.당시 그 친구가 비밀스럽다고 하는 표현은 잘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비밀의 심리학>을 읽으면서 친구가 옳았다는 걸 깨달았다."대다수의 비밀을 비밀 엄수를 위해 따로 할 일이나 거짓말을 해야 할 일이 없다. 그러므로 비밀은 비밀에 수반되는 행동이 아니라, ‘사람들이 알지 못하게 하고 싶다’라는 우리의 의도를 바탕으로 정의해야 한다. "(1장)지금 나에게 비밀이 많냐 적냐고 묻는다면,"맞다. 난 비밀이 꽤 많은 편. " 이라고 답할 것 같다.<비밀의 심리학>로 알게 된 비밀의 특징비밀이란 단어를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너무 좋은 단어이다. 어쩐지 비밀을 안다는 것은 특별한 사람이란 느낌을 주기도 하고, 위험 넘치고 스릴 있는 상황에 들어가는 듯하기도 하다. 하지만 막상 위험에 빠지고 싶지는 않기에 그런 비밀스럽고 싶은 마음을 간접 경험을 소설,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해소한다.
실제 대사는 '소문'이었지만, 어쩐지 '비밀'로 기억하고 있었던 <더글로리>의 대사 책을 통해 알게 된 몇몇 비밀의 특징들은 사뭇 새롭게 느껴졌다."외향적일 수록 비밀로 할만한 상황에 자주 부딪히지만 실제로 비밀로 하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신경증적 경향과 성실성은 이러한 상황에 덜 부딪히게 만들지만, 막상 이 상황을 겪으면 비밀에 부치도록 이끈다. ""비밀은 거절에 대한 불안과 걱정을 느낄 때 나타나는 일반적인 반응이다. 그러나 그런 때 일수록 우리는 신뢰하는 주변 사람들의 지지에 기대야 한다. ... 고통과 걱정을 비밀에 부친 결과 사이먼과 같은 10대들은 자신에게 필요한 도움과 지원을 받을 가능성을 차단하고 만다. ""무언가를 되풀이해 생각하다 보면 반추rumination에 빠지기 쉬운데, 심리학자들은 이를 단순히 반복되는 생각이 아니라 반복되는 '부정적 생각'이라고 정의한다. 어떤 생각에 사로잡히면 우리는 통제력을 잃고 속수무책으로 휘둘리는 느낌이 든다. 반추와 부력감이 종종 짝을 이루는 까닭이다. "(특히 마지막) 인용한 문구를 보고 '비밀'과 무슨 상관이 있는지 의아할 수도 있겠지만, 독서하는 내내 비밀이 '타인에게 숨기기 위한 어떤 것'보다 실은 '내면의 대화'에 더 가까운 속성을 띠고 있다고 생각을 바꾸게 된 대목이었다.
옛 비밀 친구을 소개합니다
나의 비밀이었던 것들 중 하나를 소개해볼까 한다.
요즘은 연령 성별을 막론하고 유투브가 단연 많이 쓰이지만, 개인적으로 취미나 여가에 대한 다양한 취향들이 인터넷 몇몇 게시판에 그치던 것이 '팟캐스트'를 거쳐서 유투브로 확장되었다고 생각한다.
한 때, 마음이 무거움이 해결이 되지 않고 무기력에 빠져 있었던 시기가 있었다. 무기력의 늪에서 빠져나가고 싶지만 아침마다 우울했던 그 때, 그나마 일상을 흘러가게 해주었던 것이 팟캐스트였다.
웃긴 이야기를 듣고 웃음이 난다면 가짜 우울감에 빠진 거라고 자가진단을 해보려고 컬투쇼를 듣기도 했고, 직업을 다루는 방송을 들으면서 어떤 일이든 힘든 일이 있을 거니 지금 상황을 너무 크게 생각하지 말자고 다독여보려고 했다. 그러다가 고영성 작가님과 신영준 박사님이 진행하시던 팟캐스트를 우연히 접하게 되었다. 재미있게 듣기는 했지만 너무 뼈 아픈 말이 많았던지라 조금 듣고 잠시 멈추기도 했던 기억이 난다. 당장 무기력을 탈출 하게 된 건 아니였지만, 시간이 흐르고 아이를 출산한 후 나를 돌아보게 되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을 때 불현듯 두 분이 생각났던 것 같다. 자연스럽게 체인지 그라운드의 유투브 채널을 찾아본 것이 이어져서 현재까지 왔다.
목표가 비밀입니다
"비밀이 가장 많은 대상은?? " 이란 설문이 올라온 날이었다. '직장 동료'에게 비밀이 많다고 투표하고 서로의 경험을 나누게 되었다. 의외로 독서나 공부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밝히거나 확언하고 행동에 옮기신 분들도 있었다. 꼭꼭 숨기고 시작했던 과거의 나와 다른 분들의 이야기에 신기하게 느껴졌다.
4장에서 '비밀의 세 차원'에 대해 이야기 하는데, 이 부분을 읽으며 비로소 비밀이 많은 편이라고 인정하게 되었다. 비밀에는 '비도덕적, 비윤리적인 비밀', '타인이 연루된 비밀', '직업 및 목표 지향적 비밀'의 3가지 치원이 있고 경우에 따라 여러 차원이 혼합되어 나타난다.
비밀에 있어서 앞선 두 가지 차원은 너무 익숙하지만, 마지막 '목표 지향적 비밀'은 개인적으로 비밀의 영역이라고 여겨본 적이 없었다. 책에서 예시로 나열한 항목들ㅡ 직장이나 학교에서의 부적절한 행동, 성과 부족, 직업에 대한 불만, 숨기고 있는 직장과 재정과 관련된 제반 사항ㅡ이 다소 과하게 들리는 면이 있기는 했다.
통제하고 있다는 감각은 인간의 삶에 큰 영향을 끼치는 요소다. 삶을 적절히 통제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유능감이 충만해진다.
7장 긍정적 비밀,을 언급하는 부분이지만, 왜 목표지향적 비밀을 가지게 되었는지 이해하게 되는 대목이었다.
강인함의 힘과도 연결되서인지
목표에 가까워진다는 것은 긍정적인 변화이지만, 현재의 동질성으로 가까이 지내는 지인들과의 관계에는 무점차 이질적이어지겠다는 선포로 들릴 수도 있다. 매사 발전에 목말랐던 상황에서 지인들에게 이런 비밀을 내어놓는다는 것은 그나마 가지고 있던 심리적 기반마저 무너트리는 행동이라고 무의식 중에 알고있던 듯하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자기 계발과 연관된 주제에 대해서는 대화소재로 삼지 않으면서 조금이라도 불확실한 미래에 부정적인 의견을 듣지 않도록 통제하려 했던 것이 비밀이 많은 이미지를 얻게 되었다.
나의 비밀친구에게
내향적인 편이지만 사람을 좋아하기에 많이 침울했던 시기에도 동창회나 동기들을 만날 기회가 있으면 가급적 가는 편이었던 것 같다. 친구들이 잘 지내는 모습을 보고 즐거웠다고 생각했는데 돌아와서 더 가라앉는 마음을 발견하면서도 그 때는 그런 자리가 있으면 또 나갔다 오고 후회를 반복했던 것 같다.
그런데 지난주 홈커밍 모임에 다녀오고 나서 교수님, 당시엔 포닥이셨던 분들, 랩실 선후배들을 같이 만나고 오면서 이런 모임을 다녀오는 마음의 자세가 바뀌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가움이 더 많이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었고, 단순 추억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작게나마 내 생각을 전하고 돌아올 수 있었다. 과거에 서로 나누었던 것들 중 좋은 말, 도움을 받았던 것을 감사함을 표현하거나, 그때는 몰랐지만 지나서 인사이트가 되어준 면을 찾아서 감사함을 표현하는 자리로 활용했다.
이런 변화를 통해서 마음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돌아보았다. 어느 덧 어느 집단에 포함되어야만 느꼈던 일련의 안정감, '소속감'이란 것이 그 전보다 많이 필요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나로 존재하는 것만으로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건강한 멘탈로 한 뼘 성장한 것 같다.
그런데 대체 비밀친구가 누구길래 이렇게 설명이 길어지느냐고 물으신다면,
다름 아닌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다.
간혹, 목표를 향해 갈 때 주변 사람들과 점점 공통분모가 적어지고 멀어지면서 외롭게 느껴졌다는 이야기를 고시를 준비해본 친구들에게 듣거나 성공한 사람들의 책에서 독서하며 발견하기도 했다. 수험 생활을 겪어본 친구들을 특히 그런 외로움을 어쩔 수 없는 고충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그런데 씽큐온을 비롯한 나와 같은 관심사를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의 커뮤니티 안에서 서서히 변화해왔기 때문인지 스스로의 노력이나 수행도에 고민을 해본 적은 있어도 결코 외로운 과정이었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더디지만 되고 싶은 퓨처셀프를 그리려가며 메타인지를 높이는 과정에서 함께 달리고 있는 이들이 서로를 알아봐주고, 응원하고 지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외롭기보다는 감탄하기에 바빴다. 서툰 서평이나 글에도 읽고 반응을 남겨준 모든 이들이 나에게 너무 사랑스러운 '비밀 친구'였다.
한마디로 나에게 생긴 새로운 '친구'들이 누구고 어디 살며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말할 수도 없다. 딱히, 누가 물어본 적이 없기도 해서 이 비밀 친구들이 나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굳이 터놓을 이유도 없지만 분명 의도적으로 언급하지 않거나 숨기는 순간도 있다는 걸 부인하지 않겠다. 반대로, 마치 위험한 비밀인 듯 공유하는 경우도 있기도 하다. 중요한 것은 나의 비밀 친구들은 그 자체로 비밀의 일부이기도 하지만, 내면 세계를 풍요롭게 해주는 이들이기에 꽤 오랫동안 함께 할 거란 사실이다.
PDS로 일상을 주도적으로 살아가고,
함께 책을 읽고 나누며,
영어 공부를 하고 서로 피드백하고 응원하며 함께 하고 있는
나의 비밀친구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우리의 우정이 오래 지속되기를 바라며 서평을 마무리 해봅니다.
p.s. "비밀이 가장 많은 대상은?? " 이라는 설문이 단톡방에 올라왔을 때
16F 그룹의 1순위 결과는 '직장동료'였다.
설문의 결과가 압도적인 경우도 있지만, 다른 그룹의 결과를 함께보니 '직장동료' 못지 않게 '가족'의 투표수도 많았다.
그렇다면 16F 그룹에서도 '가족'이란 결과가 나왔을 수도 있는데, 그날 우연히도 설문이 올라오자마자 제일 먼저 투표한 사람이 나였기 때문에 F그룹의 투표 결과에 다소 편향을 만들지는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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