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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평 <두번째 지구는 없다> 타일러 라쉬, 나의 목소리도 절실한 때
    1F 책책책 2020. 9. 17.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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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RHK사의 출간 기념 이벤트에 참여하여 제공받았습니다. '


     

     

    "환경에 대해 나는 매일 빚을 지고 있다" 

     

    오래 전 플래너 유저 간의 모임에 참석 했었던 날,

    다양한 사람이 모이다 보니 자기 소개를 해야 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되었다. 

     

    "저는 대학원에서 화학을 전공하고 있고, 매일 실험실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

     

    소개를 하고보니 다들 실험실은 어떤 생활을 하는지 그리지 못하는 것이 표정에서 드러났다.

    그래서 사명에 대해 발표하는 시간에 부가설명을 해보려고 했다.

     

    "저는 실험을 하면 매일 폐기물을 만들어낼 수 밖에 없습니다. 오히려 자연을 위해서라면 실험은 안 하는 게 나을 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어떤 실험을 해야 하는지 고민을 거치고 시도하기 위해 플래너를 잘 활용하고 싶습니다. "

     

    사람들의 반응에 놀랐다. 

    솔직히 스스로가 가장 놀랐다.

     

    나도 정확하게 몰랐던 '환경에 대해 미안한 마음'이 있다는 걸, 

    발표를 하면서 많이 신경 쓰고 있었다는 걸 느꼈다. 

     

     

    "타일러라는 지구인" 

     

    타일러 라쉬는 존경스러운 사람이다.

    타국에 와서 생활하는데 그 나라의 문화 언어를 깊이 습득하고 있을 뿐 아니라, 정말 스마트한 사람이었다. 

    이번 책으로 실행력도 강한 사람임을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 

     

    p78. 지금 상황이 얼마나 절박한데, 고작 목소리 내길 주저하겠는가.
    내가 완벽하지 않다는 게 목소리를 못 낼 이유는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내가 무언가 다른 사람들에게 전하고 주장하려면,

    최고는 아니라도 어느 정도 수준에 이른 사람이 되어야만 말할 수 있다는 선입견에 담겨 있었다.

    그렇지만 타일러는 한 사람의 목소리도 절실하다고 말한다. 또, 이야기 해야 한다고 말이다. 

     

     

    이 책을 알게 된 이래로 타일러는 외쿡인이 아니다. 

    중요한 일깨움을 준 선생님이자, 존경하는 지구인이다. 

     

     

     

    "두번째 지구는 없다" 

     

    올해는 정말 '많은' 태풍와 54일의 긴 비가 우리나라를 거쳐 갔다. 원래 두어번 오는 게 아니였나 했던 태풍들은 수만 많아진 것이 아니라, 그 위력도 거세어졌다. 이런 태풍들이 다수 발생한 것도 바다의 수온이 올라갔기 때문이다. 27도 이상의 수온에서 태풍이 발생할 뿐 아니라 지속적으로 수증기가 공급되서 육지를 강타하는 패턴이 형성 된 것이다. (p.23) 

     

    코로나19로 사람들과 연락하면, '지나가면' '끝나면' 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확신이 없었을 때는 맞장구 치는 걸로 대화를 마무리 했다. 

    최근에는 '안 끝나죠. ' 라고 말한다. 코로나19같은 팬데믹까지 초래하는 유행병이 '지나가고', '종식'되기를 기다리는 것은 인사치레 상 하는 '언제 밥 한번 먹자.'와 동일한 이야기다. 솔직히 사람을 꼭 만나야만 이야기할 수 있는 것 아니고, 이제는 물리적 거리를 넘어서도 일할 수 있다. 서식지를 빼앗긴 야생동물로 부터 감염이 되거나, 기온 상승으로 벌레나 박테리아의 서식지가 확장되거나 또는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새로운 미지의 균과 박테리아가 일으키는 병 등 우리가 조심할 게 코로나19만이 아니란 인식의 전환이 있어야 기후변화 아닌 '기후 위기'란 사실도 자연스럽게 인식이 될 것 같다. (p.51)

     

    독서하면서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가장 이해하기 쉽지만, 전혀 들어보지 못한 내용이 있었다. 

    '지구 생태용량 초과의 날(Earth Overshoot Day, p 64)'

    이 용어의 정의는 인류가 지구 자원을 사용한 양과 배출한 폐기물 규모가 지구 생산 능력과 자정능력를 초과하는 날이다. 2016년의 경우는 8월 8일, 2019년은 7월 29일이며 책의 그래프를 보면 1971년 이래로 12월에서 점차 8월초까지 앞당겨지고 있다. 1년중 최소 3개월은 미래 세대의 용량을 끌어와서 쓴 것이다. 여기에서도 코로나19의 영향을 엿볼 수 있는데, 2020년의 지구 생태용량 초과의 날은 8월 22일로 이례적으로 늦춰졌고 한다. 

     

    출산하고 다이어트라는 걸 제대로 해보려고 했을 때, 혼자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인간이 최상위 포식자인데 채식을 하는 것이 맞는 걸까?' '아니, 최상위 소비자의 수가 너무 많은 것이 가장 문제일까?'  '인류의 먹거리를 위해서 인위적으로 재배한 작물과 사육한 가축들의 양이 생태계에 불균형을 초래했겠지?'

    현실적으로 단번에 비건이 될 수는 없었고, 갓난 아기 이유식은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소고기로 시작해야 했다. 

    모든 사람이 채식주의자가 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채식이 불편하지 않아야 하고 비건으로 살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선택의 폭이 넓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p.116)

    어떤 날은 아보카도 하나를 손에 들고 '몸에는 좋겠지만 공급 받기까지 탄소배출량이 많다던데. '라며 고민에 빠지기 때문에 또 다이어트(식단)라는 것이 바꾸기가 참 지난하기 때문에 비건이냐 아니냐가 아니고 '고기보다 채소가 자연스러운 문화'로 바꿔가야 할 것 같다. 

     

    우리나라는 종이의 질을 참 좋은 책들을 만든다. 어떤 때는 종이에 베이면 그렇게 따갑다. (이건 종이제작에 돌가루가 들어간다는 말만 들었는데 정확한 건 모르겠다. )

    이 책은 재생지로 만들어졌지만 그렇다고 보기 불편하거나 질이 나쁜 것도 아니다. 그리고 FSC인증 종이를 사용했다고 해서 산후 다이어트할 때보다도 더 많은 물건들의 상세 설명에 FSC인증이 있지는 않나 뒤집어 보게 되었다.  일회용 기저귀, 스타벅스 일회용 컵에 붙여진 라벨 스티커, 일부 팩 음료에서 FSC 인증을 발견 했다. 최근 꽤 많은 책도 새로 샀지만, 책 중에서는 FSC인증은 고사하고 재생지 사용도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작은 소망 중에 책을 써보고 싶은 생각이 있었는데, 어차피 고급 냄비 받침으로 나눠줄 거 꼭 FSC 인증 종이 사용하고, 재생지에 콩기름으로 자가출판 해야 하겠다고 다짐해본다. 

     

     

     

    "관심을 목소리와 행동으로" 

     

     

    학교 다닐 때는 'ㅇㅇ의 날' 같은 때는 포스터, 표어, 시 짓기 등등의 활동을 하게 될 때가 있다. 혹은, 공익광고를 보아도 환경에 대해서 관용적으로 쓰인다고 느끼는 부분이 있었다. 

     

    '다음 세대를 위해서,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 

     

    그래서 정말 그런 줄로만 알았던 것 같다. 실제로는 내 아이의 세대라고 부를 만한 시점이 되기도 전에, 기후 위기의 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했다. 

    우리 아이한테 이미 마스크를 씌워야만 한다. 처음에는 아이가 마스크를 잘 쓰도록 훈련 시키는 것만 신경 썼지만, 아이가 마스크를 쓰고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본 어느 날 너무 미안해서 뒤돌아 찔끔 눈물을 훔쳤다. 

     

    전혀 미래의 문제가 아니였다. 환경을 '영끌'해서 살아온 건 우리였다. 

    한국을 꾸미던 표현 중 '사계절이 아름다운 나라'는 이미 불가능하다. 그런 것 치고 현재의 문제라고 느끼는 사람 조차 많지 않다는 것이 이상하기 보다는 무섭게 다가온다.  

     

    환경보호라는 주제에는 그렇게 나도 모르는 사이에도 신경쓰고 있었다. 

    유일한 문제는 관심에만 그쳤다는 것.

     

    그래서 읽는 내내 찌그러트린 캔처럼 한없이 쭈굴쭈굴한 기분이 들게 했다.  

    (변태적인 느낌이 다소 들지만) 기분이 좋기도 했다. 최소한의 것 부터라도 당당히 '하자'고 말해야겠다는 용기가 난다.

    많은 사람들이 어떤 식으로든 '기후 위기'에 대해 인식하는데 한 걸음이라도 같이 해야 겠다. 

     

     

     

    두 번째 지구는 없다

    “환경을 말하지 않고는 누구도 잘 살 수 없다” ‘언어 천재’ 타일러가 기후위기를 말하는 이유『두 번째 지구는 없다』는 방송계의 대표적인 ‘언어 천재’, ‘뇌섹남’으로 통하는 타일러

    www.yes24.com

     

    같이 읽은 책 ... < 대유행병의 시대> '병의 발생은 자연적일지 몰라도, 옮기고 확산 시킨 건 인류' #인수공통감염병 

    다음 읽을 책 .... <6도의 종멸> '접해본 책 중 무서운 공포물일 것 같은 예감' 

    추천하고 싶은 다큐 ... <불편한 진실> '끝까지 볼 수 있을까?' #앨 고어

    추천하고 싶은 영화 ... <다크워터스> '인간이 자연만이 아니라 직접 인간을 해하는 현장' #테프론 'Nobody else, we 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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