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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퓨처리스트, 브라이언 데이비드 존슨 저] 영어 학습에 목적을 주는 순간1F 책책책 2022. 2. 28. 04:44반응형
슬슬 두려워지고 있다
이 책을 읽던 때 여러 사례 속 인물들의 두려움에 많이 공명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좋았다. 어느 정도 안정된 멘탈인 상태이기 때문에 이 사람들의 사연에 반응하지 않는 것 같아서, 내심 그랬다. 하지만 역시나~ 책을 덮고, 글로 쓰려고 앉으니 상황이 반전된다. <퓨처리스트> 에서 던져주는 여러 질문 중에서도 가장 첫번째로 작성했던 여러 가지 두려움 중 하나가 슬금 슬금 등줄기를 타고 올라오는 기분이다.이미 다른 책에서 이 비슷한 느낌을 한번 느꼈던 때가 있었다. 샤우나 샤피로의 <마음챙김>을 읽을 때였는데, 심지어 시기도 비슷하게 2021년을 시작한지 얼마 안되었던 때였다. 새해라지만 전혀 새롭지 못하고 무의미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면서 내 안에 깊숙히 묵혀놨던 불안감이 나를 휘감았다. 그 때 어떤 감정이 나를 힘들게 했는지 생각이 나면서 - 두번째 만나는 불안감과 두려움이 '지금 당장 나를 지켜내라' 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마음챙김>에서는 자기 자비와 변화의 가능성을 통해 일렁이는 감정을 잡을 수 있었다면, <퓨처리스트>에서는 현실적인 문제를 타계할 새로운 조언을 얻었다. 인생은 고통이고, 피하려 할 수록 괴로워졌다. 이번에는 두려움에 정면돌파를 선언한다, 보다 안티프레질하게.2021.01.25 - [F3 책책책] - 서평 [마음챙김, 샤우나 샤피로], 속이 울렁거린다.
퓨처캐스팅을 잘못해서 망할 뻔한 이야기
동일하게 대학원을 진학할 때 개인적인 퓨처캐스팅을 했는가 하지 않았는가를 확인할 수 있는 정확한 사례자다. 퓨처캐스팅은 아니지만, 미래 설계를 시도는 했지만 너무나 비어있는 요소가 많았다. (이 책이 한국에서 쓰였다면 아주 적절한 사례로 뽑혔을지 모르겠다.)12년 전 - 미래에 대한 계획을 세웠을 때 - 이 계획은 하나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그야말로 몽땅 ... ㅎㅎㅎㅎ어떻게 가능해 보이는 계획인가? 자문자답해보면, 그 당시의 나로서는 불가능했던 일이다. 끔찍하게도 미래 설계를 위해 SMART*을 배우고 작성해 본 계획이었다. 이 때 계획 중 가장 큰 문제가 SMART중 현실성을 의미하는 R이었다. 정확한 목표를 설정하지 않고 어느 새 학기가 마구 흘러가는 것을 보면서 불안감에 덜덜 떠느라 내가 원하지도 않고 할 수 없을 계획을 잔뜩 넣었다. <퓨처리스트>의 저자 브라이언 데이비드 존슨 (이하 BDJ)이 받았던 수많은 전화들의 고객들 혹은 지인들처럼 난 얼어붙어 있었다. 실패했던 계획들은 엄밀히 나의 것이 아니라 모두 다른 사람들의 것이었다. 다른 사람들이 유학을 가야만 하는 것처럼 말한다는 이유로 유학도 넣고, 다른 사람들이 보통 몇 년 안에는 졸업해야 한다고 이야기 하는 것에 맞춰서 계획을 세웠다.*SMART: Specific (구체성), Measurable (측정가능성), Action-oriented (행동지향성), Realistic (현실성), Time limit (시간제한)양심적으로 전공기초를 다시 공부한다는 계획도 한 줄 들어가 있기는 했지만, 그 자체도 나의 실천력을 과신한 계획이었다. 그 때는 주 6일 거의 12시간씩 가까이 랩 생활을 하면서 집에 돌아와서 공부할 실천력이 없었다. 공부를 보충했어야 할 만큼 걱정과 불안으로 수면부채까지 늘려 점차 악순환으로 들어서고 있었지만, 그 당시에는 현재와 미래를 구해낼 메타인지가 너무 낮았다.나중에 세웠던 계획에 야금야금 각 단계의 기간을 조금씩 늘리다가 결국 폐기할 수 밖에 없었던 나의 흑역사다. 지난 번 서평에서 '시크릿'식으로 외치기만 해서는 소용 없다고 했었는데, 결국 어느 정도 경험담인 셈이다. 심지어, 스스로도 해낼 수 없다고 여기면서 작성한 계획이 이루어질리 더욱 만무했다.2022.02.13 - [F3 책책책] - 서평 [우리는 지금 문학이 필요하다, 앵거스 플레처 저 ] 시크릿이 알려주지 못했던 비밀
내 나름은 미래를 그리기 위한 노력을 해본 것이었다. 하지만 '나의 무기력한 존버' 만이 실질적으로 미래를 만들고 있었다. '졸업을 못하고 학교에 메여있을지 모르다. '라는 죽어도 피하고 싶은 미래만은 피하기 위해서 매일 열심히 실험했고 결과를 정리했다. 그 계획에 적어도 간절함은 투사되었기에 졸업은 했을테니, 이제 과거에 묶인 것은 풀어낼 때이다. 조지 오웰이 "과거를 지해하는 자가 미래를 지배하고, 현재를 지배하는 자가 과거를 지배한다. " 고 했다는 말을 새겨야 할 순간이다. (1)저자 BDJ는 '퓨처리스트'라는 독특한 직업을 가지고 있다.그중에서도 기술적이자 응용 퓨처리스트로 활동하는, 매우 구체적인 타입의 퓨처리스트라고 본인을 설명한다. 전 인텔의 수석 미래학자였다는 점에서 기술이 어떤 방식으로 사회를 나은 곳으로 만드는지를 예측하는 직업이라는 것은 어느 정도 이해가 쉬웠다. 그런데 실현가능한 미래를 그려내는 것을 넘어 미래를 현실로 만들수 있는지에 집중하는 '응용 퓨처리스트'라는 직업은 훨씬 낯설었다. (2) 기술적인 것 이상으로 다른 사람들이 삶이라는 모험을 디자인 하고 건설해 갈 수 있도록 도전을 도와주고 싶었다는 점이 '미래 멘토' 같은 표현으로 바꾸어 부를 수도 있을 것 같다.퓨처캐스팅을 요약해놓은 그림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말로 풀어서 설명하는 퓨처캐스팅의 방식이 약간 정리가 안되는 것 같아서 끄적이면서 보던 차에 아주 간단히 설명해낸 그림에 감탄했다.첫단계는 자신이 원하는 그리고 원하지 않는 미래의 이야기를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써본다. 세부사항을 작성할 수록 다음 단계에 더 풍부한 소재를 얻을 수 있다.두번째 단계는 '사람, 도구, 전문가'의 3가지 미래의 원동력을 찾을 차례이며,세번째 단계는 이루고자 하는 미래를 만드는 과정을 역으로 절반지점, 초반의 1/4 지점, 그리고 '월요일'로 표현되는 현재의 세 지점으로 나눔으로써 추상적인 미래를 구체적으로 행동할 수 있게 도와주는 백캐스팅이다.과거의 나보다도 훨씬 패닉에 빠져서 잠못 이룰 정도인 사람들에게 BDJ는 정말 친절하게 문답을 주고받는다. 침착하게 퓨처캐스팅의 길로 인도해주는 모습은 흡사 깊은 밤하늘 따라가야 할 별을 알려주는 현인 같은 느낌이었다. 이미 1단계에서 원하는 미래를 솔직하게 그리지 못해서 허무맹랑한 계획을 세워보았다. 자가진단해보건데, 아마 '교수 임용, 해외 포닥' 과 같은 다른 사람들의 목표에 비해 그저 오래도록 연구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작아보이고 비구체적인 꿈을 털어 놓지 못했던 것 같다. 미래가 두려운 건 불분명하기 때문도 있지만, 마음 안에 서로 상충하는 욕망들이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 퓨처캐스팅을 시작한다면 정말 있는 힘껏 솔직한 시도로 진정성을 놓치지 말라고 이야기해주고 싶다.BDJ처럼 구체화까지 도와주지 않더라도, 정말 그게 네가 원하는 미래냐고 물어주는 누군가가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살짝 들기도 했다. 그래서 이어지는 '사람'에 대한 부분에서 '기억하자. 인생은 팀 스포츠다'라는 문구가 짧지만 강렬하게 다가왔다. (4) 다행히도 지금은 새롭게 쓰는 이야기를 비웃지 않고 격려해 줄 적어도 두 사람 이상의 응원군이 있어 든든하다. 해적왕이 되겠다는 원피스는 '너, 내 동료가 되라. ' 라는 문장 하나로 기억되는 만화다. 해적왕이라는 거대한 꿈을 이루겠다는 주인공 루피의 목표에 함께 하는 동료들을 모아가는 모습이 독자들의 마음을 뛰게 했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물론 '도구'와 '전문가'의 질문에도 충분히 상세한 준비를 해야 한다. 하지만 BDJ도 해로운 관계는 끊어내라고 조언하듯 'WHY'를 흔들리지 않게 해주는 기반으로 '사람'의 역할이 가장 중요한 요소로 보인다.백캐스팅에서 남몰래 감탄했던 것은 미래의 3/4지점을 제외하는 것이었다.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인생의 추월차선 대신에 엉뚱한 순환도로에 올라탄 경험에서 불투명한 미래의 '모든' 단계를 구상해보는 것은 힘들디고 하거니와 점차 스스로를 속이는 계획을 작성하도록 부추기는 일이었다. 대신에 절반 지점, 1/4 지점, 월요일로 나누어서 계획을 구체화하도록 도와주는 '백캐스팅'은 훨씬 간결하면서도 바로 행동을 유도하고 있다. 1/4 지점에는 원하지 않는 현실을 뒤로 하고 원하는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노력을 시작하기에 즐거운 첫걸음이라는 표현에 백번 공감된다.(1) 1장 중 '미래의 자신을 찾는 방법' - e19/477; (2) 1장 중 '퓨처리스트가 자기계발서를 쓰기로 한 이유는?' - e30-31/477; (3) 3장 중 ' 퓨처캐스팅 과정에 깊게 빠져보자' - e116/477; (4) 3장 중 ' 퓨처캐스팅 과정에 깊게 빠져보자' - e96/477영어공부가 목적을 가지는 순간
거의 만 1년전, 영어독립 베타 서비스를 신청했고, 실제 서비스를 가입한 3/7일 이래로 계속 공부하고 있다. 물론, 열심히 하신 분들 대비 공부한 날들은 구멍이 숭숭난 치즈 같긴 하지만 일생 처음으로 영어공부를 학교 시험, 수능, TOEIC 과 같은 특정 시험을 목적도 없이 이렇게 오래 해본 건 처음이다. 현재 기준으로 누적학습량이 '2일 4시간 40분 58초'이니 매일 학습량은 약 8분 48초 정도다. (* 기록은 퀴즈 학습시간 기준이기 때문에 실제 학습시간은 이보다 긴 사용자가 대부분일 것이다. )포기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하고 있는 것은 분명 셀프 칭찬해줄 법한 일인데, 학습량은 목표량을 못 채웠다는 느낌을 받으며 지속해왔다. 영어독립을 이용해서 퀴즈 푸는 것 외에도 다른 영어 원문과 원서를 읽어보려고 별도의 자잘한 시도를 더해보고 더 열심히 하는 분들의 공부법도 비교해보았지만, 깨작거리는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아주 단순하게 상상 속의 내 영어 수준과 실제 실력의 갭에 대한 메타인지가 너무 낮은 상태에서 영어독립을 접한 것일 수도 있다. 그런데도 서평은 엉망진창으로 마무리해버렸을 지언정 뿌듯해하는 것과 달리, 영어 공부에 대해서는 잔소리꾼처럼 '왜 이것 밖에 안 했어?'라고 다그치는 자아를 발견하는 때가 있었다.괜히 혼난 영어에 대해서 회상해보자면, 사실 시간 측면에서는 서평이 잘못했다. 자기계발에 쓰는 시간 중에서 늘 독서가 우선순위였다. 작년에 '독서-영어-운동'을 균형있게 하자는게 큰 목표을 세웠지만, 독서 하나만도 엄청 큰 목표가 아닌가. 독서 후 아웃풋으로 연결하는 과정을 더 잘하고 싶다는 욕심은 나고, 여전히 평일에는 주로 지하철 안에서의 시간을 활용해야 했기에 책상 앞에 앉을 수 있는 시간을 서평에게 주로 빼앗긴 영어는 모르는 단어가 많아지는 구간마다 복습 없이 문제만 진도만 나가다보니 위태롭기 짝이 없었다.하지면 결정적인 이유는 '목적이 뚜렷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고 결론을 지었다. 1년 간 하루 10분 이상씩 공부하면서 느낀 것은 영어를 확장된 독서를 할 수 있는, 번역서 만이 아닌 원문으로 읽을 수 있는 독서의 수단으로 여겨왔다는 거였다. 그 자체가 목적을 가진 적이 없었다. 굳이 목적이 없어도 영어 실력을 갖춘다면 어떠한 경력에도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장점이 되어줄 거란 건 확실하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목적이 명확하지 않으니 내 영어 공부는 이리저리 흩어지기만 했다. 책 속에서 어떤 부자가 되고 싶은지 구체적으로 그려보지 않았던 수잔과 같이, 영어 공부를 왜 하는지 명확히 하지 못했다. 십여년 전에 했던 실수를 작년에도 한번 했던 셈이다. 매일 아침 업무를 시작할 때조차 WHY가 절실한 타입인데, 인생의 큰 영향을 줄 계획에는 WHY가 부족했다. 학교 다닐 적에 나름 영어를 언어 자체로 좋아했고, 지금의 전공을 하면서도 막연하게 과학 분야의 책을 번역하면 멋질 거야란 상상을 해왔다. 그래서 영어독립 베타 서비스를 가입할 때도 영어 공부의 각오에 분명 언젠가는 번역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지만 실제 공부 계획조차 세우지 않았다고 기재했었다. 그럼에도 '영어공부를 한다'라는 문장만 가지고 1년을 보내왔다. 퓨처캐스팅의 3단계를 배웠음에도 적용하지 않는다면, 영어한테 잔소리하며 써 온 서평까지 기죽이는 일이다. 올해 영어 학습은 조금 달라야한다.전직일기를 써보겠습니다.
여전히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아직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많다. 그리고 생계를 위해 지금 일을 유지해야 하는 것은 사실이다. 비교적 전문적인 직군에 속하다보니 다른 일에 도전한다고 하는 것은 전혀 응원받을 것 같은 일은 아니다. 퓨처캐스팅을 진지하게 해봤을 때 지금 생각하는 새로운 도전이 사실 나에게 맞지 않는 일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약간 든다.그럼에도 계속 미래의 나(FUTURE YOU)를 공상의 나로 데리고 살기보다는 솔직하게 부딪혀봐야할 것 같다.여전히 많이 무섭다. 인생이 어떻게 그런대로 흘러가지 않을까 라고 내버려두고 싶기도 하다. 이미 한번 거나하게 망쳐봐서 이번에도 너무 멀고 현실성 없는 미래를 그리지 않을까 무서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퓨처리스트>를 포함해서 읽어온 책들을 통해 예전과 다르게 성장형 사고를 약간은 탑재할 수 있게 되었고, 그대로 머물러 있는 것이 프레질하기에 점점 무서워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인생을 음의 기울기로 살던 때 조차도 '존버'는 나에게 할 수 있는 일이었다. 안락하지는 않아도 안전마진을 확보하는 범위 내에서 퓨처캐스팅과 도전을 시도해 볼 것이다. 까짓거 도전에 실패해도 '존버'를 넘어서 '졸꾸(졸업해도 꾸준히)'할 수 있게 되었으니 이젠 아무리 힘들어도 나의 WHY를 제대로 정하면, 아이를 품에 안고, 남편과 서로 토닥이고 기쁜 마음으로 새날을 맞이할 수 있을테다.매일 잘자고아침 일찍 일어나서단어 외우고 책 읽어야겠다.루틴대로, 안티프레질하게!문제가 있다는 건,지금 할일이 있고 해결할 방안을 내면 된다는 거니까.퓨처캐스팅은 그 과정이 전부니까!!'1F 책책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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