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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평 [퓨처셀프] 경기장 안에 있기 위해
    F3 책책책 2024. 1. 13.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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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퓨처 셀프> 읽어보니 어떤가요란 질문을 받았다. 
    짧은 순간 많은 생각이 스쳐갔다. 

    어떤 책이 좋은 책인가 라고 한다면, 
    감히 누군가에게 책을 추천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른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개인적인 기준은 있다. 읽은 뒤에 독자의 삶에 영향을 주어야 한다. 설령 한 터럭만큼 일지라도 내면을 움직여야 한다. 실천이 더해지면 웬만큼 나쁜 책을 찾기가 더 어렵지 않을까란 생각도 들긴 한다. 그렇다면 읽고 실천할 수 있게 더 많이 여러 번 울림을 주는 책이 더 좋은 책이라 할 수는 있겠다.  

     마침 1월이라 이정표 효과도 누리기 좋은 시점에 <퓨처셀프>를 다시 펴면서 재독을 시작했다. 이미 읽었지만 소화시키지 못한 듯한 기분이라 책 마저 어정쩡하게 기울어진 채 책장에서 날 바라보고 있었다. 


    퓨처리스트 그리고 2년 뒤

     앞서 <퓨처리스트>를 통해서 퓨처캐스팅이란 좋은 툴을 접했었다. 단기적인 계획을 세우는 것이 조금 연습이 되었다고 생각했지만, 연간 단위의 목표는 달성도가 높지 못했다. 그래서인지 퓨처캐스팅의 적용이 그렇게 쉽지는 않았다. 그 때 조금 다른 각도로 '미래의 무엇이 나를 가장 두렵게 하는가?'라는 질문에 답해본 것이 크게 도움이 되었다. (퓨처리스트 워크시트) 작성 후에 다시 답을 돌아보니 감정이라는 창을 통해서 정말 마음에서 우러나서 무얼 하고 싶은지 느껴졌던 것 같다.  

      그래서 서평의 제목도 '영어 학습에 목적을 주는 순간' 이라 쓰고 흐지부지 했던 영어 공부 기록을 되돌아봤었다. 정말 깨작거리면서도 용케도 약 1년간 퀴즈를 풀고 있었지만 이게 공부를 한 건가 싶었다. 해도 바뀌고 이젠 진짜 제대로 해봐야한다는 각오를 다졌다. 영독단x66챌린지가 3월부터 시작될 예정이었고, 욕심은 나지만 단번에 완주에 성공할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한달 먼저 시작한 22년 2월이 처음 하루도 안 빼놓고 영어공부란 걸 완주한 첫 기록이 되었다. 거슬러 올라가 글로 남겨 놓은 포부가 민망하지만, 그 이후로 조금은 달라지려고 한 노력이 모이기 시작한 것 같다. 아무리 좋다는 책도 교재도 강의도 ㅡ 처음부터 끝까지 해보지 않고 효과가 없다 했던 것들이 사실은 꼭 방법의 문제였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냉정하게 이 때도 퓨처셀프로 살고픈 싶은 마음은 있지만, 여전히 퓨처셀프로  사는 미래를 상상하고 계획하는 것을 여전히 어려워 했던 것이 보인다. 

    2022.02.28 - [F3 책책책] - 서평 [퓨처리스트, 브라이언 데이비드 존슨 저] 영어 학습에 목적을 주는 순간

     

    서평 [퓨처리스트, 브라이언 데이비드 존슨 저] 영어 학습에 목적을 주는 순간

    슬슬 두려워지고 있다 이 책을 읽던 때 여러 사례 속 인물들의 두려움에 많이 공명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좋았다. 어느 정도 안정된 멘탈인 상태이기 때문에 이 사람들의 사연에 반응하지 않

    monbonheur.tistory.com




    오로다데이 그리고 1.5년 뒤 

     독서를 안하던 나보다는 독서하고 있는 내가 좋아졌고, 일정을 되는대로 해나가던 나보다는 데일리레포트를 쓰며 일상의 주도권을 잡아보려는 내가 좋아졌다. 하지만 그 이상 발전하지 않고 멈춰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일도, 가족과 아이를 돌보는 것도 엎치락뒤치락 파도를 타는 듯이 결국 변하지는 않는 기분이 들었다. 변화의 계기를 만들어야 할 것 같았다. 변할 수 있다라는 마음만으로는 경기장 안으로 들어가는 티켓이 그리 절로 주어지지는 않았다. 

     그 즈음 오로다데이가 처음 열린다고 했을 때 두근두근거림을 멈출 수가 없었다. 신청폼에 스피치 신청 여부를 놓고 적지 않이, 또 스피치 주제를 쓰면서도 한참을 고민했던 것 같다. 아무도 하라고 한 사람이 없는데 왜 이걸 놓고 혼자 끙끙 거렸을까. 당시에 강렬하게 경기장 안에 들어가고 싶었지만 그만큼 실패를 두려운 마음도 있었다. 더 고요히 있다가 실패하기보다 뭐라도 던져보고 실패해봐야겠다는 의미로 스피치 신청을 눌렀던 것 같다. 그 기회를 포기했을 수도, 또 더 좋은 지원자가 있으면 기회가 오지 않았을 수도 있는데 정말 너무 감사한 일이다. 


     과거의 부정적인 스토리는 미래를 위협한다. 정말 옳은 말이다. 스피치 대본을 써보면서 근래 했던 노력들은 하나도 기억나지 않고 나만 아는, 나만 공감할 실패들이 기억이 날 마구 눌렀다. 스피치에 담아야 할 것은 단순히 찌질했던 실패의 고백이 아니었다. 분명히 얻은 의미를 찾고 솔직하지만 새로운 이야기로 구성해내는 과정을 거쳐야 했다. 객관적인 시선으로 대본에 대한 피드백을 받은 것도 큰 도움이 되었다. 빠듯한 시간에 수정을 하려니 피드백을 들고 당황스러운 감정도 잠시, 대상 없이 원망스러운 감정 마저 잠시 들었다. 그런데 피드백을 놓고 비교하며 수정해보면서 훨씬 내용과 메세지 전달이 나아지는 것을 느끼면서 벅참이 올라왔다. 제대로 된 피드백이란 건 이렇게 주는 거구나. 다른 사람에게 피드백을 제대로 돌려줄 수 있는 사람이었는지 반성으로 잠시 시간을 흘려보내야 했다. 


         
     고작 1주일 남짓의  시간, 빈틈의 시간을 찾아서 대본과 자료를 만드는 것이 힘들기보단 어려웠다. 그리고 고되기 보다는 재미있었다. 전날에는 뒤늦게 스피치를 무서워하던 나를 깨닫고 손과 이가 덜덜 떨리기도 했다. 침착하려고 무던히 애를 쓰면서 첫번째는 '왜 이걸 하려고 했는지', 두번째는 그래서 '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었는지'  반복해서 머리 속으로 질문했다. 완벽주의를 깨야 한다고 여러 책들에서 조언들을 받았건만, 스피치 기피자는 연습 자체가 어려웠다. 짬내서 연습하려고만 하면 긴장감 때문에 오히려 두 개 질문을 더 많이 되뇌였던 것 같다. 

    '부디 나처럼 느린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아무도 자신을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라는 한 문장으로 마음을 정리한 뒤에야 조금 말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물론, 그날 영상은... 다시 보기가 참 힘들다.) 시간을 후루룩 흘러 그 이후에도 오로다데이가 두번이나 더 열렸고, 오프로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었다. 최근 스피치 하신 분들을 뵈면 어쩜 그렇게 말씀들을 잘 하시는지, 정말 용감하게 손 들었던 나를 아낌없이 칭찬하게 된다. 한 동안 오로다데이 스피치를 해낸 것 만으로 너무 성취감이 높았고, 다 해낼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시간이 지나서 그게 거품이 아니었을까? 내가 신데렐라의 호박 마차라도 탔던거 아닐까? 너무 잘 예쁘게 만들어주신 덕이 아닐까라는 기분이 안 들었던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분명 도전한 일은 나의 정체성에 변화를 주었다. 경기장 안으로 들어설 용기를 배웠다.  


     이전에 비하면 공부 시간을 많이 늘렸지만 누적되어서 더 많아 보일 뿐, 아직 매일 1시간의 벽을 완전히 못 넘었다. 김재우 선생님 강의도 들으면서 처음 미드의 말이 들리는 경험도 했지만, 연말까지 완강하겠다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상태이다. 영어에 에너지를 쏟겠다고 하겠다고 겨우 퓨처셀프에 빚은 지지 않은 수준이라, 점검할 기회를 얻게 되어 다행이라 생각이 들었다. 끊임없이 경기장 밖에서 연습경기만 하고 있지 않는지 돌아보고, 오로다데이에 도전했을 때의 생생한 감정을 잊지 않으며  24년을 더 달려야겠다.  

     

    22년2월:          2일 4시간 40분 58초 
    22년12월말:   6일 +a  (추정치) (1)
    23년12월말: 17일 9시간 8분 30초 (2)

    (1) 유추해보건데 7일을 채우고 싶은데 꽤 부족했던 것 같다.
    데일리 레포트 처음 접했을 때, 통계를 내가며 시간 기록을 하시는 분들을 보고 기겁을 했었다. 그런데 조금씩 모아보니 왜 그분들이 그런 행동을 하게 된 건지 살며시 감이 온다. 
    이렇게 지난 시점에 대한 기록이 빠진 것이 있으면 너무나 아쉽긴 하다. 피터 드러커가 '측정할 수 없으면 관리할 수 없고, 관리할 수 없으면 개선할 수 없다. ' 라고 한 말이 이제서야 받아들이게 된다. 해보지 않고 얻을 수 있는 것은 정말 하나도 없다. 
    (2) 크리스마스에는 김재우 선생님 회화 강의를 KTX에서 열심히 듣고, 영독퀴즈를 완전 깜박 해버렸다. 정말 자정이 지나고 너무 깜짝 놀랐던, 23년의 아쉬운 빈칸 한 개다. 



    퓨처셀프로 가는 7단계 위에서 


      경기장 입구에서 더 들어가지 못하고 서성이고 있다고 의심되는 자아를 확인했다. 상태를 진단하고 나니, 퓨처셀프를 향한 7단계로는 조금 쉬워진 것 같다. 모든 단계가 필요하겠지만 늘 첫 구슬을 잘 꿰는 것이 중요하다. 

     '현실에 맞는 목표를 명확하게 세워라' 
     책이나 강의에서 가장 얻기 힘든 부분이다. 자가진단을 해 보건데, 이전에 세워본 10년짜리 계획을 하나도 못 이룬 건 너무도 낮은 메타인지로 세운 계획이었기 때문이다. 문장 안의 '현실'은 직업적, 경제적, 가정적인 여러 환경을 의미할 수도 있겠지만, 자신의 수행력, 실력, 인내력 같은 메타인지적인 부분도 포함하고 있다고 본다. 퓨처셀프에서도 언급되는 <10배의 법칙>의 그랜드 카돈도 무모하다 싶은 높은 목표를 설정하고, 거꾸로 그 목표를 위한 방법을 찾아가라고 한다. 이것은 책 전체의 맥락을 이해하지 못하면 자칫 잘못된 목표를 세우게 될 수 있다. 이룰 수 없는 계획으로 이어지거나, 자신의 내면의 목소리와 어긋날 수도 있다. 아무리 방법론을 알았어도 다른 사람이 나를 만들어 줄 수는 없다. 독서를 시작으로 핵심습관을 첫 구슬로 어렵게 끼운 뒤에 다이어리, 영어로 하나씩 연결해오면서 그 무엇보다 크게 얻은 것이 메타인지였다. 
      
     

    마무리하며, 우린 모두 정답을 알고 있다

      어떤 책을 접해도 '자기계발적' 필터로 봤다는 걸 깨달았다. 책 속의 문구 중 실천해볼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보느라 한 권을 읽어도 너무 진지했고 단번에 많은 걸 흡수하려고 조급했다. 책은 언제나 우리를 기다려 주는데 말이다. 지난 씽큐커넥트 때 고영성 대표님과 호필님의 발표를 들으면서 '관독'이 정말 난이도 있는 독서법이라 생각했었다. 그런데 욕심 많은 성격이 하나의 관점으로 작용하고 있었을 줄이야.  <퓨처 셀프>안의 이야기 자체가 읽기가 어려운 것이 아닌데도 재독을 함에도 그다지 쉽게 느껴지지 않았던 이유가 그거였다. 어쩐지 ... 책의 내용을 따라해 봐야 진가를 알 수 있는 요리책과 실용서들은 유독 버리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을. 추가로 덜어내야 할 덜 중요한 목표들을 찾아낸 것 같다. 


     걸러내어 좋은 책을 골라 읽고 싶었을 그분에게 조심스럽게 답을 썼다.  
    '이 한권만으로 기존의 자기계발서 몇 권 이상의 내용을 담은 책이지만, 이런 책은 의심 없이 읽어야 남는다'고. 

    <퓨처셀프>를 집어든 분이라면 
    사실 정답은 알고 있다고 본다. 이제는 자신을 믿어주고 움직여야 할 때다. 24년 많은 이들이 퓨처셀프로 사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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